나나와 친구들의 시간여행

2장. 클라우드베리 언덕의 규칙 찾기

by 곽윤정



눈이 부신 빛이 잦아들자, 나나와 마일로는 전혀 다른 세상에 서 있었다.

하늘은 깊은 보랏빛이었고, 젤리처럼 몽글몽글한 구름들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발밑의 풀은 솜처럼 폭신했고, 밟을 때마다 ‘뿅’ 하고 탄력 있게 발을 밀어 올렸다.

멀리 언덕 위에는 알록달록한 표지판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여긴… 진짜 하늘 위야?” 마일로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언덕 아래에는 구름 위에 놓인 돌다리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그 아래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계곡이 아득히 펼쳐져 있었다.

그때, 등 뒤에서 부드러운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구름처럼 하얀 털을 가진 작은 다람쥐가 천천히 내려왔다.

등 뒤에는 투명한 날개가 달려 있었고, 날개 끝에는 가루처럼 빛나는 먼지가 흩날렸다.

다람쥐는 공중에서 한 바퀴 돌며 미소 지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 나는 피핀, 시간의 세계를 여행하는 길잡이야.

이 언덕을 오르려면 저 돌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규칙을 알아내야 해.”


나나는 첫 번째 돌을 살폈다. ‘2, 세모’

두 번째는 ‘4, 네모’

세 번째는 ‘6, 세모’였다.

“짝수네. 그리고 도형이 세모, 네모, 세모… 번갈아 나오고 있어.”

마일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음 돌은 8, 네모일 거야.”

나나는 조심스럽게 8, 네모가 새겨진 돌 위에 발을 올렸다.

순간, 발밑이 환하게 빛나고 부드러운 종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그 빛은 다음 돌 위에서 깜빡이며 새로운 문제를 드러냈다.


‘짝수 3개를 더했더니 12가 되었다. 어떤 수들이 있을까요?’


마일로가 곧바로 대답했다. “2, 4, 6!”

돌이 안정되며 다음 구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리는 점점 높아졌고, 양옆으로는 하늘이 더 깊어 보였다.

중간쯤 갔을 때, 돌 표면이 깜빡이며 별 모양이 나타났다.

피핀이 웃으며 말했다. “이건 변의 개수를 맞히는 시험이지.”


나나는 별 윤곽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셌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여섯 개.”

정답이 채워지자, 별 모양이 사라지고 돌이 단단히 고정되었다.


마지막 구간에는 12, 15, 18, 21이 새겨진 돌이 이어졌다.

돌 표면에 금빛 글씨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20보다 작고 10보다 큰 3의 배수를 모두 더하라.”

나나는 숫자를 하나씩 짚었다.

“10보다 크고 20보다 작은 3의 배수는… 12, 15, 18이네.”

마일로가 손가락으로 빠르게 계산했다.

“12 더하기 15는 27, 거기에 18을 더하면… 45!”


그들이 동시에 “45!”라고 외치자, 돌이 환하게 빛나며 마지막 길이 열렸다.


정상에는 바람에 반짝이는 금속 조각이 박혀 있었다.

피핀이 그 위에 내려앉았다.

“이건 위대한 시계의 파편이야. 시간 균열이 시작된 장소지.

다음 길은 저기, 구름 너머의 마법탑이야.”

멀리, 수정처럼 빛나는 탑이 하늘 위에 서 있었다.

나나는 손목의 시계를 바라봤다. 바늘이 규칙적으로 뛰고 있었다.

그 바늘 끝이, 마치 탑을 향해 가라고 가리키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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