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와 친구들의 수학탐험 시간여행

5장. 은빛 들판과 분수의 비밀

by 곽윤정
은빛들판.png


문 너머에는 숲의 중심으로 이어지는 원형 광장이 있었다.

바닥에는 세 개의 동심원이 새겨 있었고, 각 원마다 작은 눈금이 있었다.

중앙에는 빈 저울이 하나 놓여있었다. 바닥에는 하나를 올려서 받침대를 움직이게 하라고 새겨져 있었다.

피핀이 광장 둘레를 돌며 얇은 분수 조각들을 모아 왔다.

나나가 말했다.

“들판과 숲은 여러 조각이 어울려 하나가 되는 모습을 원해.

1/2 + 1/3 + 1/6 = 1로 만들어 보자. 분모를 6으로 맞추면, 분자 합이 6이 돼서 정확히 1이야.”

분수 세 조각을 정확히 끼워 넣자, 눈금이 은빛으로 변했다.

받침대 전체가 잠시 빛나더니 이내 빛이 사라졌다.

피핀이 동심원을 살폈다.

“세 개의 고리에 각각 1을 만들어야 전체가 맞물려 돌아.”

그들은 바깥 고리부터 안쪽 고리까지 차례로 1을 만들었다.

1/3 + 1/3 + 1/3 = 1

1/4 + 1/4 + 1/4 + 1/4 = 1

1/2 + 1/3 + 1/6 = 1

세 고리의 눈금이 동시에 은빛으로 빛나자,

케일러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 조각의 1이 아니라, 세 겹의 1이라… 느리고 고집스러운 해법이군.”

유진이 이를 악물었다.

“느려도 확실해.” 나나는 차분히 덧붙였다.

“확인은 느릴 수 있어. 하지만 확인으로 만든 시간은 누구도 훔칠 수 없어.”

받침대의 동심원들이 천천히 돌아가며 딱 하고 맞물렸다.

멀리 들판 중앙에 큰 원형 분수가 보였다.

물줄기는 1/2, 1/4, 1/8, 1/8에서 멈춰 있었고, 멀리서도 덜덜 떨리고 있었다.

피핀이 낮게 말했다.

“저기일 거야. 첫 번째 톱니바퀴는 저기 숨었을 가능성이 커.”

아이들은 숨을 고르고 중앙으로 향했다.

원형 분수 앞에 서자 물줄기 네 가닥이 공중에서 멀뚱히 멈춰 있었다.

피핀이 설명했다.

“균형이 틀어져서 멈춘 거야. 올바른 합을 찾아야 다시 흘러.”

나나는 받침대에 새겨진 문구를 읽었다.

합은 1이 될 때에만 톱니가 드러난다


피핀이 말했다.

“같은 조각만으로는 안 돼. 여러 조각이 모여야 시간의 균형이 맞아.

모두 같은 크기로 바꿔 생각해 보자. 기준은 8이 좋겠지?”

피핀이 재빨리 외쳤다.

“생각해! 기준을 8로 맞춰 보자! 1/2, 1/4, 1/8, 1/8을 모두 8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나나도 외쳤다.

“1/2는 4/8, 1/4는 2/8, 1/8은 1/8. 합치면 4+2+1+1= 8/8 = 1.”

아이들이 차례로 말하자, 물줄기가 하나의 큰 곡선을 그리며 합쳐졌다.

아이들 표정에는 자신감이 번졌다.

그때 바닥에서 모래시계 문양이 솟아올랐다. 모래가 빠르게 흘렀다. 피핀이 외쳤다.

“제한 시간이야! 모래가 다 떨어지기 전에 남은 분수도 맞춰야 해!”

나나는 짧게 정리했다.

“분수를 골라 반드시 1을 만든다. 근거는 모두 분모를 같은 수로 맞춰 생각했을 때,

위의 수(분자) 합이 그 수와 같아지는가를 확인하고 말로 설명한다.”

유진이 바로 옆 분수대를 가리켰다.

“여기는 1/3, 1/6, 1/2야. 전부 아래 숫자를 6으로 맞춰 보자!

1/3 = 2/6, 1/6 = 1/6, 1/2 = 3/6. 2+1+3 = 6/6 = 1!”나나는 크게 말했다.

“근거 확인! 아래 숫자를 6으로 같게 해서 계산, 위의 수의 합이 6. 그래서 전체 1 완성!”

분수대의 물줄기가 연결되어 흘렀다. 모래시계의 모래는 절반이나 줄었다.

케일러스가 씩 웃었다.

“그래도 결국 시간을 잃는다. 모래가 다 떨어지면 남은 시간은 내 것이다!”

피핀이 날개를 펴며 외쳤다.

“서둘러! 아직 더 남았어!”

아이들은 뒤편의 분수대로 달려갔다.

물줄기 네 개가 공중에서 멈춰 있었다. 표식은 1/2, 1/3, 1/6, 1/6. 물빛이 덜컥거리는 소리를 냈다.

모래는 벌써 3분의 2나 흘렀다.

유진이 이를 다물었다.

“빨리 계산하자. 1/2 + 1/3 + 1/6 + 1/6.”

나나는 서두르지 않고 깊게 숨을 들이켰다.

“서두르면 실수해. 아래 숫자를 모두 6으로 맞춰보자.

1/2 = 3/6, 1/3 = 2/6, 1/6 = 1/6, 또 1/6 = 1/6.

3+2+1+1 = 7/6.” 피핀이 놀라서 말했다.

“7/6? 하나를 넘었어. 넘치면 균형이 깨져.”

유진이 서두르며 말했다.

“그럼 1/6을 하나 뺄까? 그러면 1이 되는데…”

나나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네 조각 합쳐서 1이 되어야 해.”

그때 엘리가 조용히 말했다.

“넘친 1/6도 시간이야. 흘러넘친 만큼은 다시 돌려야 해. 어떻게 할까?”

나나는 눈을 감고 수를 되뇌었다.

“7/6은 1과 1/6. 남는 1/6을 어딘가 부족한 것과 이어야 해…”

피핀이 손가락으로 동쪽의 분수대를 가리켰다.

“저기! 물줄기가 5/6에서 멈춰있어. 1/6과 5/6을 합치면 1이야!”

유진이 환하게 외쳤다.

“그렇지! 7/6은 1 + 1/6. 그 1/6을 5/6과 합치면 또 다른 1!”

나나는 정리했다.

“분수를 정리해서 7/6이 되면, 남는 1/6을 5/6과 연결해 다시 1을 만든다.”

그 말을 끝내자, 모든 분수대의 물줄기들이 공중에서 큰 원을 그리며 하나가 되었다.

동시에 분수의 중앙이 활짝 열리고, 작은 톱니바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피핀이 환호했다.

“톱니바퀴!”

유진이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차갑고 묵직했다.

나나의 에버라이트 시계가 희미하게 빛났다.

나나가 톱니바퀴를 시계 틈에 갖다 대자 딸깍 하고 시계 속으로 들어갔다.

시계가 은빛으로 빛났고, 바늘은 다시 천천히 움직였다.

나나가 속삭였다. “톱니바퀴가 시계의 일부야.”

어둠 속에서 케일러스가 비웃었다.

“겨우 하나 얻고 자만하지 마라. 네가 설명하는 사이, 나는 수백의 순간을 모을 수 있다.”

엘리가 차분히 말했다.

“앞으로 네 개나 더 남았어. 더 큰 함정과 더 큰 규칙이 기다리겠지.”

피핀이 날개를 펴며 힘주어 말했다.

“좋아. 하나는 확보했다. 시간의 균열을 막으려면 모두 다섯 개가 필요해.”

피핀과 아이들은 은빛 들판을 뒤로했다. 나나는 시계를 가슴에 꼭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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