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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릴랜서 Apr 08. 2020

#3 Klaus_The SPA studios

크리스마스에 따뜻한 감성 한 스푼

Klaus(클라우스)는 SPA 스튜디오(Sergio Pablos Animation)에서 제작하고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로 올랐었다. 3D처럼 보이는 2D 작업으로 애니메이션을 완성해서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냈다. 내용 자체는 매우 심플하고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형식적인 면에 대해서 다루려고 한다.


<클라우스> (출처: The SPA Studios linkedin)


클라우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개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어떤 내용인지 예상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겨울에 이 영화를 봤지만 리뷰가 많이 늦어졌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한 번 보면 정말 좋을만한 작품이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3D를 2D처럼! 2D를 3D처럼!


클라우스는 독특한 기술을 선보였다. 바로 2D 애니메이션을 3D처럼 보이게 하는 것. 이것과 반대로 3D를 2D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도 있다. 기술적인 면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면 이번 리뷰는 조금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정말 앞에 조금만 보면 다 예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리뷰를 할 부분이 없다. 그냥 한 번 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런데 참 특이한 게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2D와 3D 작업은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에서 차이가 생긴다.(스튜디오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다) 그런데 왜 굳이 2D 애니메이션을 3D처럼 보이도록, 혹은 3D 애니메이션을 2D처럼 보이도록 하는 걸까? 그냥 2D 프로그램으로 2D 애니메이션을, 3D 프로그램으로 3D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안 되는 걸까?


3D에서 가장 구현하기 어려운 이펙트들의 총집합 <겨울왕국 2> (출처: 다음 영화)
2D 애니메이션의 강자, 지브리 스튜디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출처: 다음 영화)


위의 두 애니메이션은 3D 애니메이션과 2D 애니메이션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3D로만, 그리고 frame by frame 방식으로 정통 수작업으로만 만들어진 2D 애니메이션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만 저마다 그 매력이 다르다. 그런데 왜 굳이 이 둘을 결합하려 하는 것일까?


이 답은 아마도 효율성과 예술성 그리고 약간의 도전정신(?)에 있는 것 같다. 디지털화되면서 2D 애니메이션도 이전에 손으로 그리던 시대에 비해서 제작이 용이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3D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훨씬 작업이 반복적이고 귀찮다. 하지만 그렇다고 3D 애니메이션도 만능은 아니다. 우선 무거운 3D 프로그램들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컴퓨터가 필요하고 렌더링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리기 때문에 퀄리티는 실사에 가깝게 만들 수 있지만 초기 투자금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찾다 보니 3D를 2D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 그리고 그 반대인 2D를 3D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 생겨난 것 같다.


3D를 2D처럼, <Paperman>

3D를 2D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많이 활용한다. 2D 느낌을 내고 싶은데 실제로 한 프레임씩 그리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한 프레임씩 작업을 할 때는 빛 작업이 굉장히 귀찮은데, 3D 프로그램은 조명을 설치하고 재질 옵션을 조금 조절해주면 알아서 오브젝트를 인식해서 반사나 그림자를 만들어준다.


이 때문에 3D 프로그램에서 3D로 모델링을 하고 난 후 shading을 하는 단계에서 카툰처럼 재질을 입히는 방법이 등장했다. 카툰처럼 재질을 입히면 2D 느낌이 나면서도 직접 그리는 것보다 훨씬 쉽게 라이팅과 카메라 워킹, 애니메이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디즈니에서는 더 발전된 방법을 고안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단편 <Paperman>이다.


3D를 2D처럼 보이도록 한 <Paperman>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해당 방법을 설명해둔 이 영상을 참고하시면 된다.


2D를 3D처럼! <Klaus>

서론이 길었지만, 이제 <Klaus>로 돌아와 보자. <Klaus>는 <Paperman>과 반대로 2D를 3D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찾아보니 이 작품을 위해 다른 회사와 Lighting 프로그램을 따로 개발했다고 한다. 3D 프로그램 내에서는 조명이 오브젝트를 인식하고 그림자를 만드는데, 기존 2D 파이프라인에서는 한 프레임씩 수작업으로 채색을 하거나, 아니면 레이어를 활용해 캐릭터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트래킹 해야한다. 그래서 SPA 스튜디오는 2D 오브젝트를 3D처럼 인식할 수 있는 Lighting 프로그램을 개발, 활용했다고 한다.


이 방식을 사용한 이유는 아마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도전정신과 SPA 스튜디오만의 독자적인 형식을 구축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난 이 스튜디오의 감성이 좋다. 이런 방식을 좋아하는 관객들이 있다는 것은 도전이 성공적이었다는 뜻이 아닐까?


Final frame은 이렇다.

<Klaus> 스틸컷 (출처: 다음 영화)


엄청 부드러운 느낌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게 2.5D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사인 The SPA studios에서는 적극적으로 Breakdown 영상(제작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주는 영상)을 공유해서 한동안 열심히 찾아봤었다. 배경은 3D와 2D를 섞어서 작업했다고 한다. 


하지만 캐릭터들은 다 2D로 애니메이팅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이 작업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들을 확인해보자. 다 30초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다. 앞으로도 SPA 스튜디오가 이런 방식으로 제작을 한다면 좋겠다. 이미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그 저력을 보여주었지만, 아직 관객들에게는 그에 비해 덜 알려진 것 같다. SPA 스튜디오의 2.5D 감성이 또 하나의 주류 스타일로 자리 잡길!



<Klaus> Breakdown 영상들

Kitchen scene Breakdown - 3D 배경에 2D 캐릭터 합성

Tradition scene Breakdown - 2D 배경에 2D 캐릭터 합성

Jesper Progerssion shot - 캐릭터 렌더링 과정




<Klaus>에서 등장하는 '사미족'


클라우스에는 '마르구'라는 사미족 여자 아이가 등장하는데, 사미족은 실제로 존재하는 소수민족이다.

사미족은 북유럽 북부지역과 러시아 일부 지역에 거주하며 러시아어와 사미어를 쓴다고 한다.

사미인들이 사는 지역이 라플란드 지역이기 때문에 '라프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_사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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