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릴랜서 Jul 21. 2024

영상 프리랜서인 당신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

다재다능이 제1의 덕목인 프리랜서를 위하여

전업 프리랜서를 다짐하며 사업자를 낸 순간, 나와는 관련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내 코앞으로 다가온다. 3.3% 원천징수를 떼며 일하는 프리랜서와 사업자를 내고 일하는 프리랜서도 또 세무 처리에서 다르다. 이번 프리랜서로 살아남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개인사업자(일반과세자) 등록


개인사업자 등록 왜 할까?

나 같은 경우, 사업자를 내야겠다는 동기는 '전문성'에 있었다. (보통 매출이 늘어나면 세무적으로 더 이득이 되어서 하는 사람들이 많음) 그냥 프리랜서로 있는 것보다는 개인사업자를 내는 게 더 대외적으로 전문성과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무적인 부분에서도 절차가 조금 더 복잡해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알고 나면 오히려 절세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고, 기업들을 상대할 때도 훨씬 유리하다.  


기업들은 세금계산서를 끊어줄 수 있는 사업자를 선호한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세금계산서를 받으면 세무처리 과정이 매우 깔끔해진다. 아주아주 단순화하여 이야기하면, 돈만 내면 알아서 상대방이 서비스 비용과 세금을 계산하고 그 내역을 세금계산서(영수증의 역할)로 주는 것이다.

그럼 거래 상대방인 사업자는 남 세금처리만 해주는 거 아냐?! 할 수 있지만 아니다. 보통 기업 대 기업으로 일을 할 때는 부가세 별도로 견적을 낸다. 또한 반대로 나도 사업상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ex.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면 부가세 공제+경비처리를 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사업자가 업무용으로 구입하는 장비는 부가세(10%) 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자를 내지 않았을 때보다 10%씩 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개인사업자와 관련된 내용은 용어도 어렵고 내용도 복잡하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시리즈를 기획해서 자세하게 다뤄볼 예정이다.



배울게 이렇게나 많았다고?!


툴(Tool) 말고도 당신이 배워야 할 것들

영상이 복합적인 매체라 그런지 몰라도 배울게 너무 많다. 툴은 말할 것도 없고 사소하게 하나씩 따지자면 맞춤법도 포함된다. 아래는 툴을 제외한 어쩌면 교양에 가까운(!) 내용들이고, 내가 배웠거나 배우고 있거나 배우려고 계획 중인 것들이다. 의외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있을 수 있다.


맞춤법

이건 정말 교양이자 필수다. 영상에서 웃기기 위한 의도적인 맞춤법 파괴가 아니라 진짜 몰라서 틀린 자막을 본다면? 갑자기 그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다. 애매하게 모르겠을 때는 꼭 찾아보자.


영어

엥 영어? 이런 분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툴들이 해외에서 개발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영어로 된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다. 유튜브에서 찾을 때도 영어로 찾으면 훨씬 많은 내용이 나오고, 에러나 다른 기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도 구글에 영어로 치면 대부분 나온다. 그리고 프리랜서 경력을 살려 정규직 전환을 꿈꾸는 분이라면 링크드인에 영어로 프로필을 작성해서 올리면, 한국에 있는 외국계 회사의 면접 제안도 가끔 받을 수 있다. 당장은 인터넷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해외진출까지 생각한다면 필수다.


애니메이션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꾼다면 애니메이션의 기초는 무조건 배워야 한다. 영화 VFX도 마찬가지. 애니메이션의 기초를 모르고 모션을 만드는 것은 기승전결 구조를 모르고 이야기를 쓰는 것과 같다. 하다 보면 경험적으로 유사한 결과를 낼 수는 있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처음부터 기초를 알고 작업하면 훨씬 빨리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드로잉+색상 이론

나는 미술이 세상에서 제일 싫었지만 어쩌다보니 꽤 많은 상황에서 그림 그리는 능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난 이후 필요에 의해서 2달 정도 주5일 바짝 배우고 나니까 생각보다 재밌어서 이젠 꽤 자주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엄청나게 잘 그릴 필요까진 없지만, 전혀 못 그리면 불편한 일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 반대로 그림을 조금만 그릴 줄 알아도 훨씬 고퀄리티 작업을 할 수 있다. 색상은 기초적인 색상에 관한 이론을 공부하면 배색 등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마케팅 용어

영상을 공부하면서 마케팅을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다면 조금이라도 배우길 추천한다. 영상 외주를 하면 마케터가 담당자인 경우가 종종(사실 대부분) 있는데 영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찐 마케터 분들과 작업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이 때, 영상 제작의 목표 등을 의논하기 위해서는 마케터의 언어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환율, ROI, CTA 등 몇몇 용어에 대한 정의만 알더라도 의사소통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세무/회계

사업자를 낸 사람들이라면 진짜 무조건! 무조건이다! 세무와 관련된 내용들을 알고 있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세무/회계 지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일처리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일상에서의 영수증 하나하나가 절세를 할 수 있는 키가 된다.


미디어 이론+비평론

이건 다양한 미디어 포맷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이다. 영상도 하나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종류와 장르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미디어 자체에 대한 공부를 하고 나서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 만약 대학생이시라면 교양 수업으로 한 번 들어보셨으면 좋겠다. 내용은 어려울 수 있지만 미디어의 본질을 공부하고 나면 제작할 때 접근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장인정신과 가성비 사이의 줄타기


프리랜서와 클라이언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지점

영상을 만들 때는 장인정신과 가성비 사이를 잘 왔다 갔다 하는 게 중요하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당연히 싸고 퀄리티 좋은 콘텐츠를 원하겠지만.. 그건 마음처럼 쉽지 않다. 좋은 장비를 빌리고 소품, 의상,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등 전문 인력을 많이 쓴다면 당연히 좋은 퀄리티가 나오겠지만 그게 다 돈이다. 그리고 좋은 퀄리티를 위해서는 당연히 일정 시간이 필요한데, 보통 프리랜서들은 마감기한이 도래한 프로젝트들을 맡는다. 이런 경우 장인정신은 적당히 발동하고 가성비 전략을 써야 한다.


그게 프리랜서 입장에서도,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모두 만족스럽게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이다. 24시간을 쏟아부어서라도 퀄리티를 좋게 내고 싶은 욕심에 무리하게 작업을 한다면 클라이언트는 물론 고퀄리티 결과물을 받아서 좋겠지만 프리랜서는 최저시급도 안 나올 수도 있다. 아니면 금액이 크다하더라도 모든 프로젝트를 그런 식으로 진행한다면 과장이 아니라 정말 건강이 나빠져서 일을 그만두는 순간이 올 수 있다. 장인정신과 가성비 그 두 지점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오래 일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경력별 프리랜서 시작 전략(2) - 신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