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죽
어릴 적,
하얀 눈으로 덮인 마당과
마당 앞 먼 곳의 산들과 마을이 보이는
깊은 산속 기와집에서
너를 맞이한 적 있었지.
새까만 밤하늘의 은하수만큼이나
눈부셔 보였던 너...
하얀 눈이 별빛 같던 너의 존재를 더욱 두드러지게 반사했지.
얼음판으로 덮인 강가도
내 눈 앞에 버젓이 버티고 있었지만,
너와 함께한 그 겨울,
매서운 칼바람에 얼어 버려 서걱거리는 동치미의 무 같았던 내 뺨과
동상 걸릴 만큼 발이 시린 그 추위의 세기만큼이나
우릴 떼어 놓을 수 없었던 포근하고 달콤했던 너...
올봄에는
네 덕에 그대의 차가운 마음의 얼음이 녹아
어두운 저녁 하늘 가운데도 빛나는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