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불편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해의 시작

by 숨 Breath

호흡의 기억


2권 목차 (호흡의 기억 2 - 이름과 착지)


1권에서 깨어난 호흡이 본격적으로 나를 부르는 과정. 부정과 이해, 꿈과 현실 사이에서 이름을 되찾고, 마침내 착지하는 마음의 여정. (시리즈 완결편)


3부. 진동의 이름 - 2막. 제 이름을 갖기까지

-이해의 시작

-부정의 역사

-나른한 날

-복원된 진심

-호흡의 기억

-꿈과 균형

-제 이름을 갖기까지

-허락

-나의 완벽한 트리거

-기억의 조각


4부. 착지

-자각

-정직한 박동

-반쪽짜리 진실

-죽음

-이해하는 선택

-소비되지 않은 마음

-사랑의 방식

-허용

-다시 나


마무리




3부 2막 제 이름을 갖기까지


<이해의 시작>


명확한 것 하나 없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았다. ‘다시 울렸던 진동’은 그땐 읽을 수 없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돌아봤을 때, 이 관계가 끝났다는 사실이 아프지 않을 만큼씩만 들여다볼 수 있었다.


멀어질 때마다 과거에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럴 수 있는 날들은 점점 더 많아져 갔다.




어느 날은 너의 불편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는 내게 “불편하다.” 말했었다. 내게 불편함은 감수하고 풀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너는 그게 아니었다. 아니, 그때 너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 그 차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멀어짐에 대한 이유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제는 안다. 네가 느낀 불편함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불편함이 왜 너를 물러서게 했는지. 그제야 네가 택한 멀어짐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또 다른 날은 자책했던 나를 용서할 수 있었다. 매달렸던 모난 모습들은 차마 돌아보기 싫게 만드는 원인이었다. 미간은 찌푸려지고, 어디선가 쓰디쓴 향이 맡아졌다. 진득이 녹고 있는 지독한 플라스틱 향이 먼저였던가. 그 행동들은 돌아보니 후회였고, 결과에 따른 수치였다.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나를 벌하는 쪽이었다. 우연히 그때 쓴 일기장을 읽었을 때, 글 속에 나는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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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미워하기엔 너무 어렸다. 그래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너도, 나도 어렸기에 충분히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차분히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안정된 감정에 멀어진 그날의 인과관계를 알게 되었다. 결국 그때의 감정과 행동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너는 내게 많은 것을 알게 했다. 함께 있을 때뿐 아니라, 부재와 태도에서도. 너를 통해 나를 보게 되었다. 내 안에 불안과 집착 그리고 회피까지 보았다. 이런 표현 방식들이 자기 보호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문득 생각했다. 오래전 네가 택한 멀어짐 역시, 내가 싫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너만의 방어였을 가능성을. 그 가능성을 받아들이며 이해의 폭을 넓혔고,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제야 이성적으로 막아두었던 감정들이 하나씩 스쳐 가며 그 존재를 알렸다. 그리곤 그에 따른 선택의 책임도 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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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