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조각 1
3부 2막 제 이름을 갖기까지
<기억의 조각 1>
“3부 2막의 마지막 챕터입니다.
오랜 시간 흩어져 있던 기억의 조각 시 9편.
3/3/3편씩 나눠서 연재합니다.
이 조각들이 하나의 형상을 이루고, 동시에 놓아지는 순간입니다.”
1_《한 번의 만남, 수백 번의 이별》
한 번의 만남, 수백 번의 이별
사랑, 불안, 애착, 상처, 그리움, 선택, 후회, 자책, 이해, 용서, 치유, 존중
한 바퀴의 감정을 돌아 다시 사랑, 사랑, 사랑.
모든 것이 다 지나도 사랑만은 지나지 않은 사랑.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
함께할 시간이 없더라도
이 감정만은 나와 함께하기에.
평화로운 일상,
다시 한번 살아내고 싶은 그날들.
수백 번의 이별이,
한 번의 만남을 이기지 못해.
2_《내게 닿기까지》
창에 붙은 커튼이
바람을 가득 실으며 천천히 부풀고
살짝 열린 틈 사이로
나는 그 바람을 기다려
내게 닿기까지
바람은 너를 싣고 내게 불어와
나를 감아.
지나는 바람에
담겨있는 은은한 향.
그게 나를 웃게 해.
너는 내게 물어.
“갑자기 왜 웃어?”
그럼 나는 말해.
“아무것도 아니야.”
내 마음 뒤에 숨은 바람이
간질였다고 할까.
아니, 나는 말해.
“아무것도 아니야.”
3_《매화와 벚꽃이 피는 계절》
매화와 벚꽃이 피어나는 계절.
저기, 보이는 나무는
매화인가, 벚꽃인가.
창밖에 떨리는 저 나무는
매화인가, 벚꽃인가.
지나는 소재가 주제가 되고,
주제는 내기가 되고.
나는 주제를 알아가는 건가,
너를 알아가는 건가.
매화는 겨울 끝자락이나 이른 봄
가지에서 피어나고,
벚꽃은 매화보다 늦게 피고,
가지에 작은 가지를 한 번 더 타고 피어나지.
그 작은 차이를 알아내려
나무를 살피듯,
나는 너의 다름을 알아내려
너를 살펴.
저기, 보이는 나무는
매화인가, 벚꽃인가.
내가 알아가는 건
너인 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