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남은 것들
내가 성공하면 나도 남의 인생에
마치 내가 정답인 듯이 떠들까 궁금해졌다.
각자 사는 인생이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에 던져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참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었다.
심지어 자신의 스타일로 살아가는 친구들의 모습이 정답인 줄 알면서도 그들을 부러워만 하며, 나 스스로를 변화시켜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난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잘하는 것도 없었고, 의심만이 많았다.
그러니깐 남들 다 가는 길이 정답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저 따라갔다. 혼자 다른 길로 가면 그 길을 응원하는 이가 많이 없는 현실과 혼자 가는 길이 많이 외로울 것 같았다.
슬픈 현실이지만 난 아직까지도 내 삶의 주체가 나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 인생이 어떤지 신경 끄게 되고 잘 된 사람들만을 부러워하며 그들의 성공이 정말 올바른 성공의 길인가 의심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러다 누구나 있는 인생의 흠집을 발견하면 역시 그들의 성공은 정당한 성공이 아닌 거지 하면서 자기 위로를 진행하였고 결국 돈 앞에 무너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며 어떻게 서든지 성공만 하면 되지 올바른 성공이 무슨 소용이냐는 태세 전환도 많이 보여주었었다.
돈 많은 게 죄는 절대 아니지
오히려 돈 없는 내 현실이 더욱 죄가 아닐까
성공의 여러 장르가 있지만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은 돈이었다.
근데 더욱 웃긴 건 막상 성공한 사람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난 여러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와 그들이 쓴 책을 보면서 그들이 정한 성공의 많은 기준 중에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성공의 제1원칙은 건강하고 주어진 시간을 나 스스로 사용하는 주체적인 삶이다.
스스로 정한 내 길 위에서 내 삶을 살고 있는 사람
돈이 없어도, 돈이 많아도 누구나 못하지만 누구든지 가능한 내가 우선인 삶 난 그게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삶이라면 인생의 끝이 정말 막 다른 길이라도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길을 걸을 때마다 남에게 의존하거나 남 눈치를 보는 삶이라면 인생의 고난들을 접하였을 때, 나 스스로가 아닌 남 탓만 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시간만을 보내고 살 것 같다.
젊은 나이의 건강을 잃어보니 난 돈보다는 건강이 항상 우선이 되었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직업의 제안이 와도 건강이 망가질 것 같은 일들이라면 난 후회 없이 돌아섰다.
그래도 참 사람이 욕심 많은 존재인 것이 건강을 잃었을 때는 건강해지기만을 바랬고 막상 건강해지니깐 돈이 많기를 바라고 돈을 어느 정도 벌고 나니 내 삶을 원했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았다.
참 쉽지 않지만 가격보다는 가치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돈 많이 번 사람들의 책을 보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돈의 욕심이 없이 살다가 늙어서 남을 부러워하는 인생의 패배자로 묘사를 많이 해놨다.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어느 정도는 내가 맞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인생의 정답이 경제적 자유라고 말하는 것처럼 건강을 잃어 본 난 인생의 정답은 돈보다는 건강과 시간에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하기에 하루에 4시간만 자면서 일할 수 있고 돈을 벌었다고 강의도 할 수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돈에서 온다고 믿겠지만 절대 돈으로도 못 사는 것들이 있다.
살면서 돈도 필요 없고 그냥 이 행복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랄 때가 있다.
그 사람 많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전혀 백혈병 환자인 줄 모를 만큼 건강해진 내가
나보다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준 그 순간이 돈 없는 내가 제일 가치 있는 순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간과 건강을 부여받은 채 살아가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결핍된 돈을 우선시 하지만 내 인생의 가치로운 것들은 돈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세상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강을 잃어 돈 없는 세상보다 더 끔찍한 세상을 경험한 나에겐 돈이 전부가 아니다.
건강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내게 신은 그 낮은 곳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셨다.
가난했기에 어린 시절 겪었던 고통을 성공의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고통의 전부인 듯이 생각한다면
난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건강을 잃은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겪는 그 고통이 수천 배는 더 고통스러우며
높은 곳에서의 그들이 낮은 곳에서의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신은 견딜 만큼의 고통을 주시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