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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Him Oct 19. 2022

17. 인생에 정답이 있나요

사라지고 남은 것들


내가 성공하면 나도 남의 인생에

마치 내가 정답인 듯이 떠들까 궁금해졌다.



각자 사는 인생이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에 던져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참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었다.

심지어 자신의 스타일로 살아가는 친구들의 모습이 정답인 줄 알면서도 그들을 부러워만 하며, 나 스스로를 변화시켜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난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잘하는 것도 없었고, 의심만이 많았다.

그러니깐 남들 다 가는 길이 정답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저 따라갔다. 혼자 다른 길로 가면 그 길을 응원하는 이가 많이 없는 현실과 혼자 가는 길이 많이 외로울 것 같았다.

슬픈 현실이지만 난 아직까지도 내 삶의 주체가 나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 인생이 어떤지 신경 끄게 되고 잘 된 사람들만을 부러워하며 그들의 성공이 정말 올바른 성공의 길인가 의심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러다 누구나 있는 인생의 흠집을 발견하면 역시 그들의 성공은 정당한 성공이 아닌 거지 하면서 자기 위로를 진행하였고 결국 돈 앞에 무너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며 어떻게 서든지 성공만 하면 되지 올바른 성공이 무슨 소용이냐는 태세 전환도 많이 보여주었었다.


돈 많은 게 죄는 절대 아니지
오히려 돈 없는 내 현실이 더욱 죄가 아닐까

성공의 여러 장르가 있지만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은 돈이었다.

근데 더욱 웃긴 건 막상 성공한 사람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난 여러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와 그들이 쓴 책을 보면서 그들이 정한 성공의 많은 기준 중에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성공의 제1원칙은 건강하고 주어진 시간을 나 스스로 사용하는 주체적인 삶이다.


스스로 정한 내 길 위에서 내 삶을 살고 있는 사람  


돈이 없어도, 돈이 많아도 누구나 못하지만 누구든지 가능한 내가 우선인 삶 난 그게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삶이라면 인생의 끝이 정말 막 다른 길이라도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길을 걸을 때마다 남에게 의존하거나 남 눈치를 보는 삶이라면 인생의 고난들을 접하였을 때, 나 스스로가 아닌 남 탓만 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시간만을 보내고 살 것 같다.


젊은 나이의 건강을 잃어보니 난 돈보다는 건강이 항상 우선이 되었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직업의 제안이 와도 건강이 망가질 것 같은 일들이라면 난 후회 없이 돌아섰다.

그래도 참 사람이 욕심 많은 존재인 것이 건강을 잃었을 때는 건강해지기만을 바랬고 막상 건강해지니깐 돈이 많기를 바라고 돈을 어느 정도 벌고 나니 내 삶을 원했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았다.


참 쉽지 않지만 가격보다는 가치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돈 많이 번 사람들의 책을 보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돈의 욕심이 없이 살다가 늙어서 남을 부러워하는 인생의 패배자로 묘사를 많이 해놨다.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어느 정도는 내가 맞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인생의 정답이 경제적 자유라고 말하는 것처럼 건강을 잃어 본 난 인생의 정답은 돈보다는 건강과 시간에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하기에 하루에 4시간만 자면서 일할 수 있고 돈을 벌었다고 강의도 할 수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돈에서 온다고 믿겠지만 절대 돈으로도 못 사는 것들이 있다.


살면서 돈도 필요 없고 그냥 이 행복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랄 때가 있다.

그 사람 많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전혀 백혈병 환자인 줄 모를 만큼 건강해진 내가

나보다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준 그 순간이 돈 없는 내가 제일 가치 있는 순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간과 건강을 부여받은 채 살아가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결핍된 돈을 우선시 하지만 내 인생의 가치로운 것들은 돈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세상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강을 잃어 돈 없는 세상보다 더 끔찍한 세상을 경험한 나에겐 돈이 전부가 아니다.


건강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내게 신은 그 낮은 곳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셨다.


가난했기에 어린 시절 겪었던 고통을 성공의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고통의 전부인 듯이 생각한다면

난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건강을 잃은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겪는 그 고통이 수천 배는 더 고통스러우며

높은 곳에서의 그들이 낮은 곳에서의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신은 견딜 만큼의 고통을 주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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