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자 S 가 말하는 Z의 각론 #2

Z의 회상

by HUN



2.

Z는 그다음 문장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네겐 검은색은 아주 더러웠거든."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는 왜 Z가 이런이야기를 나한테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조차 없었다.


.....


상당히 큰 키, 긴 생머리에 안경을 쓴 Z는 올해로 나와 동갑, 일전에 글에서도 밝혔듯 술자리에서 서로 건너편에서 만난 이방인이었다.


대학교 초입, 신입생때였을까. 그당시 술을 좋아했던 나는 여기저기 술자리에 끼워맞춰 들어가 술을 연거푸 받았고, 날을 지세울 만큼 부어라 마셨다.



그날도 여전히 밖은 더웠고, 밤은 깊었다. 내가 앉은 테이블 건너편에서는 Z와 Z의 무리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잠깐 스쳐 본것이지만, Z는 그 무리에 전혀 섞여있지 않아 보였다.



통이 큰 반바지와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내가모르는, 나이가 좀 있는 선배와 술잔을 부딪혔다.


"...."


술잔을 부딪힐 때 마다 '건배!' 라며 제스쳐를 읖조리는 그 사람은, Z의 눈치조차 살피지 않았다.



Z는 술잔을 부딪히고, 그 술을 입에 털어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몸서리치고 짜증이 나는 듯 했다.



후에 와서 있다 보니, 먹기 싫다는 Z에게 술을 권한 그는, 한동안 보랏빛으로 낯빛을 바꾸고 다녔다.


동일한 시간대, 나는 같이 술을 기울이던 동기들을 뒤로 한체 담배를 한대 필 요량으로 밖을 나섰다.


[칙, 치칙-]


라이터에 불을 키고 궐련의 끄트머리에 불을 붙이고는 두번 얕게 빨았다.


성인이 되고서야 시작한, 알싸하고 메케한 연기는 입속에 그 짙은 향기를 남기고 목안으로, 폐속으로 들어가 죽음의 온기를 전해주곤 도망치듯 쫒겨났다.


그렇게 두세모금쯤 연기를 내뱉었다.


[딸랑-]


문이 열리고, Z가 나왔다. 오른 손은 콧잔등을 부여잡고 왼손은 자신의 허릿춤에 가져다 놓았다.


나는 가볍게, 목례를 했다. 그리고 Z가 싫어할 것 같아, 담배 연기를 뿜기위해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어디가니."


나는 뒤를 돌아봤다.


실로 놀라웠기에, Z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도 놀라웠고, 어디가냐고 물어보는 것 마져 놀라웠다. 나를 알고있었나? 이런생각도 들었지만, 그때에 Z는 그 한마디로 나를 붙잡아 놓았다.


"나, 담배피러..."


그렇게 당연하단 듯 말한 나는 그렇게 말하곤 어정쩡하게 서있었다.


"그거 피우면 기분 좋니?"


Z는 나에게 물었다.


"아니, 그냥 기분이 이상해"


내가 말했다.


"어떤식으로 ?"


"그냥 몽롱해, 아무생각 없어져"


Z는 한참을 공허히 나를 바라보고는(정확히는 내가 물고 있는 담배였던것 같다.)

그자리에서 쭈그려 앉아 나지막히 말했다.


"....발."


정확히는 욕이었던것 같다. 나는 못들은 체 하며 자리를 피해 담배를 마져 태웠다.


가게 옆 골목길에 들어가 필터의 끝부분까지, 쭉 들이킨 다음 내뱉고, 툭툭튕겨 담뱃재를 털었다.


모퉁이를 돌아 가게로 들어가려고 했을때 나이많은 선배는 쭈그려 앉은 Z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취했서요 후배님?"

Z는 말했다.

"아녜요 선배님, 하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 나이많은 선배는 이상하리 만치 어깨를 시계방향으로 만지다가, 반시계방향으로 만졌다.


뒤로 묶은 머리, 귀 옆에 삐져나온 잔털을 한번 쓰다듬다가 볼과 턱의 경계를 쓰다듬었다.


보는 내가 징그러웠는데, Z는 웃으면서 괜찮다고 손을 거뒀다.


"잠시만요"


비켜달라고 말을 이었다. 그선배는 나를 한번 힐끔보더니, '이자식은 뭐지'라는 표정으로 한번 노려보다가 길을 을 비키기 위해 옆으로 몸을 돌렸다.


Z는 계속 쪼그려 앉아있었고, 나는 그런 Z를 등지고 가게로 들어갔다.


그 여름날은 그 날 부터 몹시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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