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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계엄사태와 한국 교육

이런 실없이 썩어빠진 세상, 참 대단하다. 빨간약, 파란약 뭘 원하니

by 세계를 부순다

12.3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시행했다.

비상계엄이었다. 계엄령이란 국가의 비상사태일 때 군대를 민간에 투입하는 조치이다.

수십년만의 계엄이다. 오늘날에 계엄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일본으로 귀국하는 날에 이소식을 접했다. 당황한 나머지 새벽에 영사관콜센터에 전화해서 해외출국을 해야하는데, 가능여부를 물어보기까지했다.

계엄이 일어나면 우선 통행금지가 실시될 것이다. 예전 1900년대처럼 밤 늦게 돌아다니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군대를 접하게 될 것이다.

일상에서 군대를 접한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나는 그 광경이 일상으로 된다는 것이 더 무서운 점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름 노벨상 수상자 2명, k pop, 한국음식 김치등, 여러 문화적으로 우수한 나라라고 슬슬 인식된 참이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과 더불어 상위권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럼 왜 갑자기 이런 미친짓을 했을까. 난 시민들에게 총을 겨눈 군인을 보고 눈물이 났다. 분노와 나자신의 무력함으로 눈물을 흘렸다. 해외친구에게도 연락이 왔다. 괜찮냐고.

솔직히 난 정치는 아직 잘 모른다. 그래서 깊은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그냥 나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와 연관하여 글을 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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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정치가 이상한 건 당연한 것 같다. 왠지 아느냐?

고등학교 겪은 일을 적어보겠다.


고등학생들은 모두 선거를 해서 회장을 뽑는다. 고등학교의 빠질 수 없는 이벤트이다.

내가 고2일 때, 회장선거를 하더라. 회장 후보는 단 1명이었다. 뽑는 형식은 회장, 부회장 후보가 한 팀을 이뤄서 출마한다. 그 후 공약발표 이후 투표의 방식이다.

보통은 두 팀이 나와 경쟁하지만, 그 해는 한 팀 뿐이었기에 찬성, 반대 투표를 하여 과반수가 넘으면 당선이라는 것이었다.

그럼 나오기만 하면 회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과반수가 넘지 않았던 것이었다.

나도 물론 반대를 했다. 이유는 너무 어벙해서였다. 회장 후보 답지 않는 리더십도 없는 것도 한몫했다.

그런데 떨어진 후보는 처음 봤다.

그 애한테는 안됐지만, 재선거를 실시해야했다. 난 선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선생님은 우리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못된.. 놈들..'

왜 우리가 못된 놈들인건가. 누가봐도 회장감이 아니었다. 누가봐도 노림수가 보였다. 나처럼 같은 마음을 가진 애들이 많았던 것 뿐이었다. 누가 골탕먹이려고 과반수가 반대표를 던지겠는가.

국민들이 원치 않았을 뿐이었다. 공정한 선거의 결과를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본다. 선생님이 문제가 있다고 아직 난 생각한다.

그리고 재선거는 실시하지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모르는 애가 회장이 됐다.

난 신문부였기에 남들보다 정보를 얻는 속도가 빠른 편이었다. 얘기를 들어봤다.

반장, 부반장등 간부들만 불러모아, 투표를 실시했다. 그리고 그 투표에서 된 애가 회장이 된 것이다.

학생들은 거의 모르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처음은 그냥 선생이 원하는 애를 세우려고 했다. 처음 된 애는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며, 거절했다. 그 이후 반장들을 불러모아 한 것이다.

확실한 건 난 투표를 한 적이 없었다.

그걸 또 넙죽 받아먹은 회장도 제정신이 아니다. 자기 성공에 눈이 먼 애는 확실했다. 3학년이 되고 같은 반이 된후도 난 걔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얘기를 듣고 난 신문에 싣자고 요청했다. 근데 나머지 애들은 걔 라인을 타고 싶었나보다. 다들 좋은 대학도 가야하니, 이런 큰 문제는 싣고 싶지 않았겠지. 나도 혼자서는 용기가 없었나보다. 유일하게 신문에 싣자고 주장한 나였지만, 부장과 다른 차장이 싫은 티를 냈다. (난 차장이었다. 부장1 차장2였다.) 반론을 하였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

나도 겁쟁이였다. 혼자서 이 일을 하기 무서웠다. 학생회와 적이 된다는 것이니까.

겁쟁이를 인정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내가 한 제안을 하는 학생이 전교생 중 1명도 없는 것일까.


그리고 그 회장은 잘 먹고 잘 산다. 서울시립대에 진학하며, 부러울 만한 삶을 살고 있다. 여자친구도 있고 학교도 인서울이다. 그리고... 재밌는 20대를 누리고 있는 게 보였다.

그에 반해 유일하게 반론을 제기한 학생은 많이 받아야 월급150의 일본 프리터..


우리학교는 자율형공립고이다. 그래서그런지 교육감이 우리 학교에 와서 홍보 포스터?를 만든 적이 있었다. 교육감 선거철이었기에 왔다. 그래서 뽑힌 인물이 전교 1등과 회장이다.

부정선거해서 뽑힌 회장과 재당선을 위해 투표용 포스터를 위한 교육감이라.. 참 재밌는 조합이다.

부정선거의 회장의 이야기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걸지도 모른다.

학교는 작은 사회다. 작은사회부터 부정부패를 가르치는 꼴이라니, 그렇게 어른이 되어 그 아이는 정치를 하겠지. 그럼 또 썩어빠진 세계가 반복이 될 것이다.

세상은 약아빠진 새끼들이 성공한다. 내가 일본으로 간 이유도 이런 한국이 싫증난 부분이 무의식적으로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화가 난다. 무척 화가 난다. 이게 세상인걸까. 세상이란 너무 쓰다.

그렇게 그런 소수의 아이들에게 학생부 몰아주기. 그렇게 걔네들은 서울대를 가겠지. 잘 살겠지..

그럼 나는?

난 혁명을 해야하는 체질인걸까. 참으로 이썩어빠진 세상이 좆같다.

영화 변호인을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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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송우석(송강호)-

국민을 무시하는 건 학교부터 사회까지 이어진다.

현실이란 차갑다. 졸업한지도 4년째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불꽃은 사그러들어 작은 불씨만 남겨두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뭐가 맞는지 희미해져간다. 바닥을 깔아주는 것에 익숙해져간다. 정의는 사라져간다.


빨간약, 파란약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빨간약을 먹은 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한가지 확실한 건 이번 일로 인해 내 마음을 확인 했다는 것이다. 세상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예전 새벽에 적은 글입니다. 두서 맥락 전부 엉망진창인 글이지만, 그냥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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