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플레이어인가

직장이라는 게임 속, 나라는 캐릭터

by 온기

나는 신입 때부터 과도한 열정과 무식한 성실로 일을 하는 인간이었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편안하게 근무하면서 여유를 잃지 않는 동료들을 보며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면서도 나의 성실함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려했었다.


늦은 사춘기 마냥 나는 나에 대해

궁금해지고 있다.

나는 왜 그런 인간이 되었는지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아니 어떤 것에 강하고 어떤 것에 취약한지

나에 대해 알아야 나는 편안함에 이를 것 같다.


모든 질문의 답을 쥐고 있는 나에게

“직장생활이 게임이라면 나는 어떤 캐릭터일까”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이 게임은 출근 → 일 수행 → 퇴근 → 급여라는 보상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미션 클리어형 게임이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효율적으로 체력(시간)을 아끼고, 리스크 없이 안정적으로

코인을(급여를) 모으는 전략에 집중한다.


여기서 나의 질문이 다시 시작된다.

출퇴근이라는 보상 최소 조건만 만족시키면 되는데

나는 왜 좋은 조직을 만들고 싶고

또 지키고 싶을까?

환자의 편안함이 수익으로 이어져 병원과 간호사 모두 윈윈하길 바라는

나의 마음은 인정 욕구일까?

몽상가의 뜬 구름 같은 마음일까?


결국 나는 ‘나’라는 캐릭터를 이해하려는 과정 속에서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는 미션을 수행하는 것보다 게임판을 유지하고 규칙을 개선하고

게임이 무너지지 않도록 구조를 지탱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

어쩌면 나는 설계자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게임이 너무 차갑지 않기를 성실한 플레이어와 자기 궤도를 유지하는 플레이어가

공존하는 흥미로운 게임판이 되기를 꿈꿔본다.

그리하여 보상시스템도 강해져 이 게임에 참여하고 싶은 플레이어가 늘어나길

나의 설계가 확장되어 흔들리지 않는 퀘스트가 되길 꿈꿔본다.


이 게임에 너무 몰입하면 나의 게이지가 떨어질 것이다,

설계자를 꿈꾸는 나 역시 플레이어임을 기억하자.


오늘도 엉뚱한 상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며 로그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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