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순리를 거스르는 연습
중력의 무게
by
온기
Oct 28. 2025
폴댄스 수업 2일 차.
오른쪽 오금을 봉에 걸고
손을 높이 잡고 버텨본다.
아아… 오금이 아프다.
다시! 다시! 다시!
이번엔 제법 버티고 왼쪽 다리를
오금으로 버티는 오른 다리 위로 올린다.
하... 3초 버티기!!
내 몸뚱이 하나 버티기가 이리도 힘든 것이냐.
중력은 발을 땅에 내리라며 힘으로 내리누른다.
순리를 거스르는 것의 대가는 참혹하다.
벌써 혈관이 비치는
나의 투명한 발등이 빨개진다.
오른 오금 뒤로 근육이 뭉친다.
그래도 또 매달린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매달리고 버티면
멋진 내가 될 것만 같다.
3초. 5초... 10초가
내가 지구에 있음을 증명한다.
내 몸 하나 들어 올리는 이 사소한 승리가
나를 구원한다.
거꾸로 매달려 뱅글뱅글 도는
내일의 나를 꿈꿔본다.
나를 끌어당기는 이 중력의 무게는
대체 얼마일까?
무거워도 가벼워도 상관없다.
나에겐 떨어질 자유와 올라갈 자유가 공존한다.
내 몸을 들어
올릴 자유!!
몸은 아직 무겁지만 마음은 이미 사뿐 가볍다.
keyword
수업
중력
댄스
14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온기
누구에게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 줄이 있기를 바라며.
팔로워
4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나는 어떤 플레이어인가
해맑음의 폭력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