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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현 Jan 31. 2019

넷플릭스<킹덤>

떡밥을 회수할 수 있을까?


#익스트림 무비 - [킹덤] 로튼에 올라온 첫 해외평

'킹덤'은 좀비물이 20세기와 21세기를 배경으로만 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감히 보여주며 그런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에 박수를 보낸다.


 국내 최고의 영화 커뮤니티 <익스트림 무비>에 게재된 세계적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 실린 <킹덤>의 평이란다.


 정말 야심 찬 시도라고 생각했다.

이외에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해외에서 많은 호평이 있다는 글을 읽었다.

 날 잡고 빈 지와 칭을 시도한 지 이틀 만에 드디어 완주. 시즌1이 6부작이라 그리 길지 않다.

 

 <극한직업>을 보지 않았다면 별반 감흥이 없었던 유승룡의 캐스팅이 왠지 신의 한 수처럼 느껴졌다.

 또한 <신과 함께>, <공작>등으로 충무로의 대세로 떠오른 주지훈까지....

근데 배두나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나름 국제적 지명도 때문 아닐까 싶다. <센스 8>때문?

모르겠다. 이건 순수한 추측...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다.

 총평을 하자면 소문 많은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정도... 그러나 잔치를 떠나고 싶진 않다. 묘한 느낌이다.


 왕을 살리려 금단의 약물을 썼다가 온조선에 역병이 돈다. 이 문장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뭐다? 바 <창궐>!

그렇다 지난해 개봉되었던 동명의 이 영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비교될 수밖에 없다.

 <킹덤>, <창궐> 어떤 것이 먼저 기획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조선판 좀비라는 썩 나쁘지 않은 기획 포인트는 아무래도 선공개 작품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그 부분에서 <킹덤>이 그렇게 새롭지는 않았다.

 이렇게 같은 소재로 비슷한 작품들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서로 제 살까 가 먹는 걸 텐데...

 좀비나 다름없지 않나?

 

 각설하고 <킹덤>이 마치 모방작처럼 보이는 거야 공개시기 때문이니 뭐 그렇다 쳐도 장르물이라면 갖춰야 할 여러 부분들 있어 디테일이 아쉬웠다.

 일단 좀비 자체의 개성이랄까 움직임, 공격성, 퇴치법 등이 기존작들과 별반 새로울 것이 없었다. 아 하나 있다.

 병에 걸린 인육을 먹으면 감염된다는 정도.

 뭔가 색다른 포인트가 있었으면 했는데.... 예를 들어 대니 보일이 그걸 해냈다. 좀비와 좀비가 만들어낸 종말론적 세계관은 '조지 로메로'가 원조다.

  느릿느릿 걷고 인간의 배를 갈라 창자를 소시지 꺼내듯 먹어치우는... 이른바 전범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를 '대니 보일'이 <28일 후>에서 완전히 그 관습을 바꾸어 버린다.

 이른바 달리는 좀비, 공격성 만렙의 진화된 콘셉트를 내놓은 것이다. 풀 스피드로 달려오는 좀비라니... 그 비주얼적 충격이라니...

  이쯤 되어야 새로운 걸 창조했다 할 수 있을 텐데. 아쉽게도 그런 것은 없었다.

 좀비가 이렇다면 이와 상대하는 인간군상들 쪽 어떨까? 마찬가지로 클리셰로 보인다.

 판데믹을 사익에 이용하려는 집단과 공생을 위해 싸우는 대결구도. 이건 이미 넘 많이 봐왔다.

워킹데드가 이를 지겹도록 반복 중이지 않은가?

 그러나 이제 시즌1이다. 다리만 만지고 코끼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섣부른 거 같으니 시즌2를 보고 이야기해야 할 듯...

 또 하나의 아쉬움은 액션 연출의 진부 함이다. 액션의 합이나 무기면에서 별반 새로운 것이 없는 게 아쉽다.

제작비를 100억 이상 쓴 것으로 아는데 세트나 의상에 들인 만큼 이 부분에도 연구가 필요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긴 이게 쉬운 건 아닐 것이다. 말로야 뭐는 지적을 못하겠나. <본 시리즈>나 <카지노 로열> 같은 새로운 액션을 구현했더라면 더 빛났을 텐데...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있진 않았던 것 같다.

 이거야 그렇다 치고 스토리의 루즈함은 변명이 어려울 거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적한 바다. 특히 초반부의 루즈함은 작가나 연출자가 조금 안이했던 것 같다.

 영화야 그런 부분이 있더라도 돈을 내고 들어온 것이니 일단 끝까지 보겠지만 이건 OTT용 드라마 아닌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들이 몇 개를 제외하고는 루즈하다는 평이 지배적인데 <킹덤>또한 그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프리즌 브레이크>, <24> 정도의 극본 수준을 요구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일까? 지상파나 케이블 드라마처럼 납품기일이 있는 드라마도 아닌데... 김은희라는 작가가 물론 훌륭하긴 하지만 한 사람에 의존하는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공동창작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건 결과론적 이야기라 의미 없긴 하지만....

 지금까지 지적만 했지만 전혀 미덕이 없는 건 아니다. 전반부보단 후반부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다음 시즌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 두 가지 떡밥. 아 이건 잘 깔았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안 보셨으면 더 이상은 읽지 마시길)

  이 모든 사단의 근원이며 해결책인 이른바 '생사초'가 과연 어떻게 활용될지? 새로운 좀비물의 탄생을 알리는 극상의 아이템이 될지 단순히 눈길을 끄는 정도의 '맥거핀'으로 끝날지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상당히 기대된다.

  이 작품의 성패는 사실 여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시즌1 마지막. 좀비의 새로운 면모 햇빛이 아니라 온도라는 반전 아닌 반전...

이게 새롭다면 새로운데 어떻게 활용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여하튼 장황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아쉬움은 아쉬음이고 이 드라마는 결점만 있는 건 아니다, 시즌2,3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국형 판타지 드라마의 신기원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음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물량을 드라마에 동원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넷플릭스라는 공룡의 글로벌현지화라는 정책의 결과물로 얻게 된 천재일우의 기회 아닌가?

 부디 이 기회를 잘 살려주어 콘텐츠 시장 확대의 마중물이 되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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