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번째, 2022년 좋아하는 것들 이야기 '음식'
임인년 시작된지도 28일째 되고 있다. 나이를 먹다 보니 새해, 2022년 이런 헤아림은 무뎌졌다. 오늘이네, 오늘을 또 맞이했네, 하면서 하루를 소중히 감사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이번 주제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국수 종류다. 밀가루 음식을 거의 다 좋아한다. 특히 국수를 좋아해서 많이도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맛집을 찾아서 즐기고 있다.
그 아득히 먼 옛날
우리 집은 농사짓는 집안이라서 밀도 재배하셨다. 겨울이면 밀밭에서 밀을 밟았던 기억이... 수확 증대에 효과가 있다 하여 많이 수확해야 한 다시며 우리 밭에서 밀 밟던 생각도 아득하게 떠오른다. 밀은 기후에 대한 적응력이 강한 식물이라서...
아버지는 우리에게 어디에서나 적응력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5월, 6월쯤에 밀을 수확 하여 우리 방앗간에서 밀가루로 다시 태어난다. 그 하얀 밀가루가 지금도 눈에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엄마는 그 밀가루로 우리에게 국수를, 빵을, 약과를, 다양한 종류에 먹을거리를 제공해 주셨다.
그중에서도 새로 밭에서 캔 감자를 넣고 만든 국수야 말로 천국(?)의 맛이었다. 지금도 잊지 못할 그때 그 사건(?)이 생각난다. 내 몫의 국수를 다 먹고 동생의 국수를 몰래 먹어서 엄마한테 엄청나게 야단맞았던 기억. 자기 것만 먹을 줄 아는 것도 인내라고...
일흔이 넘은 나이에 뒤돌아보니 눈물 나게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엄마, 아버지 큰 딸 잘 살고 있어요"
밀의 적응력처럼 나의 삶도 잘 적응하면서 지금까지 경주하고 있습니다.
나의 Rafik 채원.
아이로 인하여 고단함이 최고치일 텐데 2022년에도 새로운 주제로 나를 자극시키는... 그로 인하여 성숙할 수 있는 명희로 만들어 주고 있는 채원. 호랑이 해에 행복하고 즐겁고 아름다움 일들만 滿開 (만개) 하길 소원한다.
2022.1月. 28.fri
남편과 나는 맛있는 음식에 술 한잔 하는 걸 좋아한다. 하루 최대의 고민은 '오늘 저녁 뭐 먹지?'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냉장고의 식재료를 상하는 일 없이 끝까지 잘 사용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지친 하루의 끝은 배달음식으로 마무리하고, 코시국 속 우리나라는 배달을 안 하는 집이 거의 없으니 맛집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미숙한 내 음식 솜씨로 지친 몸 이끌고 따라가느니 가지런한 배달 음식이 더 반갑다.
나는 안 먹는 음식이 없다. 꺼려하는 식재료도 없다. 홍어도, 고수도, 깻잎도, 오이도, 똠양꿍도 다 잘 먹는다. 비윤리적인 음식만 아니라면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도 즐겨하는 편이다.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현지 음식을 먹어야지! 하는 스타일이고, 엄청 느끼한 것도, 엄청 매운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려고 곰곰이 생각하니 그건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이라 생각보다 고르기가 어렵다.
그래도 돌고 돌아 생각나는 건 늘 엄마 음식이다. 엄마의 하얀 비지찌개, 엄마의 김치 콩나물국, 엄마의 밀떡볶이, 엄마의 김치만두, 엄마의 김치말이 국수, 엄마의 색색김밥 등
늘 같은 맛은 아니어도, 한결 같이 맛있는 우리 엄마 음식, 출출한 모든 순간 그리운 우리 엄마 음식.
남편도 간혹 말하는 남편의 ‘우리 엄마의 음식’. “엄마~ 나 모 먹고 싶어~”라고 말 못 하는 남편의 캐릭터 덕에(?) 내가 슬쩍 시어머니께 “어머니, 천상의 맛이 모예요~???” 라며 어머니 음식을 먹어본다. “오오오!!!”
양가 엄마들의 음식이 이렇게 맛있다니, 이것도 참 복이다.
이야기 끝의 고민은 우리 아이도 엄마 음식을 그리워하게 될까? 지금은 아이가 먹는 음식만 조금씩 만들고 있는데, 아이가 더 크면 나는 더 다양한 요리를 쓱쓱 해주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냉장고를 부탁해>처럼 없는 재료로도 뚝딱뚝딱 만들어 입속에 넣어주던 우리 엄마의 김밥처럼, 나도 맛있는 김밥을 만들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 오늘도 내가 먹고 싶은 음식 이야기하다가 아이로 끝난다. 정말 엄마들이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