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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원 Dec 31. 2021

시어머니와의 생각 교환일기(22) '시'

스물두 번째, 2021년을 보내는 마음을 '시'로 담아보자


시어머니 명희의 시


2021년을 보내는 마음


봄에는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벚꽃 휘날리는 것을 바라볼 수 있어서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여름에는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를 볼 수 있어서

태양이 뜨거운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가을에는

여러 가지에 결실을 볼 수 있어서

곱게 물든 단풍을 밟으면서 걸을 수 있어서

진정으로 아름다웠습니다.


겨울에는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이 할 수 있어서

긴 세월 동안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동반자가 있어서

눈물 나게 아름다웠습니다.


"살아있으므로 모든 것이 아름답습니다."


2021 12月 30日


시어머니 명희의 글 원본





며느리 채원의 시



처음으로 셋이 맞이한 새해

두발로 걷는 일이 이렇게나

눈물 나게 감동적인 것인지

미처 알지 못했다.


함께 걸어 맞이한 파릇파릇한 봄,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좋아한 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였다.


반짝이는 아이의 눈을 쫓아

더 많은 나무를 마주하러

산을 넘고 강을 건넜다.


무더움을 잊은 너의 웃음소리에

더위에 약한 엄마와 아빠도 그저 웃었다.


까르르르 웃는 모습 하나면

그 어떤 노곤함도 녹아내렸다.


후두둑 떨어지는 낙엽을 주워 들고

씨-익 웃어 보인다. 그거면 되었다.


반짝반짝 조명만 따뜻한 추운 겨울날,

반짝반짝 조명을 찾는 너란 아이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아이이지 않을까


하루는 더디게 보내지고

한 달은 빠르게 흘러가도

일 년은 너로 인해

모든 순간이 순간이

잃어버릴 수 없게 소중했다.


앞으로도 올해만 같이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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