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86 <No라고 자주 말하는 습관>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소통잡화점 886

<No라고 자주 말하는 습관>


1.

“금요일 오후 3시로 예약해 주세요.”


A.

“안됩니다, 그 시간에는 다른 환자분 예약이 있어서 곤란한데요.

혹시 다른 날은 안 되시나요?”


늘 대화시작이 No인 사람이 있다. 사실관계만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괜시리 기분이 안좋다. 일단 No가 습관이 되어 버리면 고치기가 참 어렵다.


2.

“아니, 그러면 안 되는 일도 무조건 된다고 하라구요? 너무 무책임한 말씀이에요.”

물론 그러면 안 된다. 거짓말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No’로 시작하는 부정의 메시지 대신, ‘YES’로 시작하는 긍정의 내용을 꺼내면 된다.


B : “네, 예약시간 확인해 드릴게요. 그 시간은 예약이 차 있지만, 토요일 10시는 가능한데 어떠세요?”

내가 제안한 내용을 상대방이 받아들이고 말고는 상관없다. A는 상대에게 거부당했다는 불쾌감을 느끼게 했고, B는 자연스럽게 'yes‘의 대화를 주욱 이어갔다. 싫다 나쁘다 안 된다 같은 부정의 말은, 문맥과 상관없이 상대방 기분을 안 좋게 한다.


3.

“김팀장, 내년도 신상품으로 이런 디자인은 어떨까 싶은데요, 한번 기획해보고 알려주세요.”

/“전무님, 지난번 회의 때 이미 말씀드린 내용인데요, 시장조사결과 이런 라인은 반응이 별로였어요. 게다가 지금 저희 팀은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여력도 없구요.”


전무님은 바보가 아니다. 김팀장이 이야기한 시장조사 데이터도 이미 들어서 잘 알고 있다. 다만 본인이 생각한 특별한 방향이 있어서 가능성을 좀 더 확인해보려는 중이다. 전무님이 그 안건의 시장성이나 김팀장 업무상황도 모르고 다짜고짜 지시를 내렸겠는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전무님의 의도부터 물었어야 한다. 상급자는 항상 하급자 머리위에 있다.


4.

“그건 그게 아니구요...”

그렇게 중요한 내용도 아닌데, 일상대화 속에서 조차 수시로 No를 남발하는 사람이 있다. 상대가 1부터 10까지 말했으면, 그 중 정확하지 않은 3번과 8번을 콕콕 집어내어 바로 잡는다. 역사이야기 잡담 나누다 상대방이 임진왜란 연도를 1591년으로 잘못 말했다고 해서 역사가 뒤바뀌지는 않는다.


인정욕구에 과시욕이 겹치면 이렇게 말한다. 전부 가만있을 때 나 혼자 번쩍 손들고 틀린 부분을 찾아냈으니, 다들 기립박수라도 쳐주길 바란다. 갑분싸 찬바람이 쌩 불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모른다. 정의의 사도는 고독하기 마련이라며 뿌듯해 하기까지 한다.


5.

남의 말을 듣는 방식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들을 수도 있고, 좋은 쪽으로 해석하며 긍정적으로 들을 수도 있다. 어디 잘못된 부분 없나 두 눈을 부라리며 까다롭게 듣는 방식이 제일 별로다.


물론 비판과 비난은 별개다. 감정을 섞지 않고 논리적으로 팩트에 충실하며, 잘못된 부분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다만 비판도 일종의 태클이므로, 긍정적인 말속에 물타기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매의 눈을 양의 눈빛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습관을 바꾸려면 노력을 해야 한다. 일단 “네, 맞아요.”로 대답을 시작하고, 그 뒷문장을 고민해 보자. 얼마든지 끼워 맞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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