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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Jul 24. 2023

@소통잡화점 896 <밀린 일을 처리하는 3가지 원칙>

@소통잡화점 896

<밀린 일을 처리하는 3가지 원칙>     


1. 

“어제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잠들어 버렸어요. 어제 일부터 먼저 끝내고 오늘 일 마저 할게요.”

그러면 안 된다. 일을 제때 끝내지 못하고 밀리는 사람은, 그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계속 밀릴 때가 많다. 밀린 일을 해결하는 원칙을 따져보지 않고, 주먹구구로 덤벼서 그렇다.     


2.

일이 밀렸을 때 처리하는 원칙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이월된 어제의 일과 오늘 처리해야 할 일중에, 우선순위부터 정하자.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놓치는 부분이다. 무심코 선입선출 기준에 따라, 어제 일부터 먼저 하려고 마음먹는다.     


다 이유가 있다. 오늘 처리해야 할 새로운 일은, 오늘 떠오른 새로운 태양이니 아무 감정이 없다. 반면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미션은, 내가 불성실하고 게을렀다는 치부로 느껴진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얼른 해치워야 내 마음이 편하겠다. 만일 오늘 업무가 더 시급한 일이라면, 완전 대형 사고를 치게 된다.     


3.

둘째, 어제 처리 못한 일이 급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언제까지 마무리하면 좋을지 따져본다. 어떤 일이든 무조건 빨리 끝내면 좋지 않을까 싶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기한 3일짜리 일과 3개월짜리 일은 진행일정 자체가 완전 다르다.     


이때 마감시한만 따지면 안 된다. 다른 팀원, 타부서와 협업을 하는 프로젝트라면 중간 결과물을 주고받아야 하는 시한이 따로 있다. 대략적인 1차시안을 먼저 보고하고 팀장님 교통정리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일 잘하는 김대리는 진행 중인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각각의 세부일정에 따라 촘촘히 계획표를 만든다. 간트차트 같은 폼이 한눈에 보기 좋다.     


4. 

셋째, 이제 밀린 그 일을 실제로 해야 할 때다. 여유날짜가 5일이나 남았다고 방심하면, 마지막 전날 밤을 새거나 또 펑크 내기 딱 알맞다. 5일의 시일동안 매일매일 그 날의 업무외에, 내가 추가로 작업할 수 있는 역량을 체크해 봐야 한다.      


매일 공평하게 0.2씩 처리할 수도 있고, 3일뒤 콘서트 예약을 해둔 상태라면 그날을 빼고 나머지날짜에 0.3~0.4씩 처리할 수도 있다. 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겨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하고, 아무 이유없이 그냥 손끝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도 온다. 그 자체는 당연하지만, 이후 뒷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기꺼이 책임을 져야 한다.     


5.

대학 때 어느 친구가 강의시간에 나에게 강의필기 노트를 빌린다. 지난시간 땡땡이치고 안 들어온 친구다. 수업시간내내 내 노트를 베끼느라, 강의는 하나도 못 들었다. 그 다음 강의시간에는 오늘 강의 필기분을 또 베낀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밀린 필기 채우느라, 한 학기 내내 한 번도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한다.     


밀린 일을 처리할 때 가장 기본은, 내가 저지른 실책을 인정하는 마음이다. 인정을 못하고 부정하려 드니, 어떻게든 조급하게 만회하려 든다. 딱 한 번의 실수를 인정하고 기술적으로 잘 수습할 생각만 하면, 나머지 모든 날들은 마음 편하고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다. 어차피 매일 하는 업무량은 같다. 오늘 어떤 일을 할지 어떻게 일을 할지, 다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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