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97
<일관성있는 사람의 힘은 예측가능성>
1.
“김대리는 언제 봐도 사람이 참 한결같아.”
항상 같은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이 좋아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감이 없으니, 주위사람들 모두 마음이 편하다. 성실성은 그 자체로 이미 엄청난 무기다.
2.
야구선수는 타격 열 번중 아홉 번 삼진아웃 당하더라도, 딱 한 번만 홈런 치면 왕대접 받는다. 안타를 3개씩 꼬박꼬박 쳐내면 무려 3할 타자 소리를 듣는다. 반면 골프는 10번 중 단 한 번만 공이 물에 빠져도 치명타다. 실수를 줄이고 꾸준하게 기본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종목이다.
이렇게 야구와 골프는 경기운영 마인드에 큰 차이점이 있다. 야구는 지금 실수해도 어느 정도 한정된 기회가 보장되지만, 골프는 매순간 초집중해야 한다. 키보드 타이핑 70자를 치더라도 한번쯤 오타가 나기 마련인데, 70타 치는 프로골퍼는 하루종일 큰 실수 한 번을 안 한다는 말이다.
3.
야구선수는 특기만 잘 살리면 된다. 직구에 약하더라도 변화구 타격만 잘하면 경쟁력이 있다. 끈기있게 기다렸다가 어느 순간 변화구가 들어올 때, 힘차게 휘두르면 안타나 홈런이다. 골퍼는 정반대 컨셉으로 훈련해야 한다. 드라이버에 제 아무리 장점이 있다 한들, 퍼팅이 안 되면 소용없다. 약점이 없도록 골고루 실력을 끌어올려야 승산이 있다.
스타트 업은 강점을 키워 대박상품을 만들어내야 하지만,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면 리스크관리가 중요해진다. 대박보다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위주로 신경 쓴다. 어느 한 제품 폭망해 버리면 몇 년 치 농사 고스란히 반납해 버려야 하니 말이다.
4.
일희일비하는 이대리는 조울증 환자 같다. 기분 좋으면 사무실에 아이스커피를 한 잔씩 돌리지만, 심통나면 해야 할 업무도 남겨둔 채 잠수를 타기도 한다. 오늘 이대리 기분은 어떤지, 동료부터 팀장님까지 매일 눈치를 살핀다.
남 보기에 일관성 있는 김대리는, 자신의 결점을 알아서 커버한다. 어느 날은 팀장님에게 혼난 뒤 기분이 안 좋고, 또 어느 날은 감기몸살로 몸 상태가 메롱이지만 항상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 남들은 김대리가 금수저집안이라 아무 걱정없이 밝은 표정인줄 안다.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우는 김대리가, 자기관리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 누가 알까.
5.
일관성을 대단하게 보는 이유는 예측가능성 때문이다. 여러 조건이 제 아무리 변화무쌍하게 변해도, 김대리만큼은 항상 소나무처럼 그 모습을 지키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기대는 믿음이 되고, 믿음은 어느새 신뢰로 자리잡는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증마크가 이마에 한 번 붙으면, 볼 때마다 별이 다섯 개씩 번쩍인다.
사랑이 변할까 두려워 상대방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고, 100일사귄 연인이 어디 도망 못 가게 남산자락에 자물쇠를 채운다. 외모나 스펙이 아쉽다 싶어도 나를 위하는 마음이 언제나 변치 않는다는 믿음만 준다면, 최소한 리스크관리는 확실하다. 연애에 성공하고 싶은가? 비결 한가지를 공개한다. 오늘 당장 한화이글스의 팬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