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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Jul 28. 2023

@소통잡화점 900 <양으로 승부하는 요령>

@소통잡화점 900

<양으로 승부하는 요령>     


1.

“저는 이대리처럼 똑똑하지 않습니다, 노력의 양으로 승부 할테니 지켜봐 주세요.”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전략도 좋다. 처음부터 질에만 너무 신경 쓰면, 안전한 실패를 거듭하며 발전할 기회를 놓친다. 그럼 양은 얼마나 많아야 할까.     


2.

방광염에 걸린 환자분이 오셨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며 비뇨기과 항생제를 거부하고, 물 많이 드시며 이겨내고 싶다고 하셨다. 얼마든지 가능하다. 물로 잘 씻어내기만 하면 방광염이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도 많다.     


“생각만큼 방광염이 잘 안 낫네요. 항생제를 먹어야 할까봐요.”

/“물을 얼마나 드셨는데요?”     


“아침에도 한컵 마셨고, 저녁 먹기 전에도 한컵 더 마셨습니다.”

/“방광염 안 걸린 분도 물 하루 1.5리터 이상은 기본이예요. 아직 택도 없어요.”     


3.

양의 효과는 절대 1:1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10분 공부에 1점 오르고, 100분 공부에 10점 오른다면, 공부 포기할 사람 아무도 없다. 운동이나 요리나 다른 종목도 다 마찬가지다. 양이 쌓이고 쌓여 물 온도 100도를 돌파하는 바로 그 순간 끓기 시작한다.     


임계점을 뚫기전 그 지루한 시간이 항상 관건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똑같다고 느끼니,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 양이 질로 바뀌는 순간을 그리며, 굳은 믿음으로 버텨야 한다. 호랑이로 남을 것인가, 인간이 될 것인가.     


4.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취미삼아 쓰다가, 각잡고 한 번 써봐야 겠다 싶었다. ‘소통잡화점’ 제목을 정하고 20년 1월부터 제대로 시작했다. 여름겨울 휴가 빼고 1년 50주, 월화수목금 주 5회 250개, 4년 1천개를 목표로 정했다.      


어느 새 올해가 4년차이고 오늘로 900번째 글이다. 그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올해 말까지 100개만 더 채우면 드디어 1천개가 된다. 부족하지만 양으로 밀어붙이니, 중간 중간 괜찮은 글도 나온다. 6개월 전 인스타도 시작했는데, 좋아요 700개도 받아봤다. 목표를 다 채우면 어떻게 할까 생각중이다.     


5.

양을 늘린다고 무조건 질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덧셈 뺄셈 초등수학 10만 문제를 풀고 나면, 수능만점을 받겠는가. 본인 능력에 걸맞는 시도를 해야 하고, 매번 냉철한 피드백도 거쳐야 한다. 무의미한 단순 반복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본인 능력보다 반발짝 어려운 시도가 적당하다. 그 정도 도전을 거쳐야 건강한 시행착오의 효과가 있다. 너무 격차가 벌어지면 처절한 실패를 겪으며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양을 늘려야 한다. 압도적으로 많이 늘릴수록 좋다. 무조건 다다익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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