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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Aug 31. 2023

@소통잡화점 919 <소통해야 할 대상은 과연 누구인가

@소통잡화점 919

<내가 소통해야 할 대상은 과연 누구인가>     


1.

“이번 기획은 완전 망했네, 망했어.”

어디서 문제가 생겼을까. 업무의 실패는 100% 소통의 문제가 원인이다. 소통이 제대로 되기만 했다면 절대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진다. 나는 누구와 소통을 해야 하는가.     


2.

일반인과 소통하려는 사람이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가족이나 친구들 의견을 먼저 묻는다. 여러 사람이 좋다고 하면 목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러다 대박이 날 지도 모르겠다. 자신만만하게 실행하지만 생각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별 관계없는 보통사람 눈에는 디자인과 색상이 대체로 무난하니 이뻐보이고 좋다고 한다. 정작 그 물건을 쓸 사람은 전혀 다른 부분에 주목한다. 경쟁 상품에 비해 어떤 점이 차별화 되었는지, 이전에 불편했던 기능은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하나하나 묻는다. 정말 중요한 소통은 내 물건을 구입할 생각이 있는 진짜 고객들과 해야 한다.     


3.

상사와의 소통에 신경 쓰는 사람도 있다. 평가권한을 가진 윗사람 마음에 꼭 들고 싶어 한다. 팀장님 생각이 좀 이상하다 싶어도, 늘 물개박수를 치며 찬양한다. 손바닥에 손금이 사라진지 오래지만, 생각만큼 출세가 쉽지는 않다.     


상사와 팀워크를 잘 이루며 주어진 일을 해결하는 방식은 좋다. 다만 고객을 무시하고 상사의 마음만 얻으려 하니, 최종 성과가 늘 지지부진하다. 가끔은 조직에서 정치도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실무를 제대로 해낸 다음이어야 한다.     


4. 

동료들 사이 소통이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남들 하는 만큼만 하면, 적어도 큰 문제는 안 생기리라 기대한다. 결혼식 부조할 때 나와 그 사람의 특별한 친분관계보다, 영철이와 민정이가 얼마씩 내는 지를 더 중요하게 따진다.     


“이 약은 방광염에 아주 흔하게 쓰는 약인데요. 다른 병원 가서 물어보세요.”

항생제 쓰고 부작용으로 고생한 환자가 의사에게 따지러 왔다. 알고 보니 그 항생제에 알러지가 있는 환자였다. 말하지 않은 환자도 잘못이지만, 물어보지 않은 의사도 당당할 수는 없다. 남들이 그 약을 많이 쓰든 말든, 내 눈앞의 상대에게 써도 될지 말지는, 나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5. 

영업의 신 조던 벨포트는 사람들에게 강의할 때, 펜 하나를 꺼내어 자신에게 한 번 팔아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은 그 펜의 기능과 디자인이 얼마나 훌륭한지, 가격은 얼마나 합리적인지 말한다. 불합격이다.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포인트는 상대방의 니즈(needs)다.     


30분 동안 펜에 대해 열변을 토했지만 상대가 냉담하게 돌아설 수도 있다. 벨포트는 시작부터 다르다. 펜에 대해 말하기 전에 상대에 대해 먼저 묻는다. “지금 어떤 펜을 쓰시죠? 언제 사셨나요? 아~ 평소에 아무 펜이나 쓰시고 비싼 펜을 사신 적은 없군요. 알겠습니다, Have a nic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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