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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Sep 27. 2023

@소통잡화점 938 <차별성은 타인에 대한 관심에서~

@소통잡화점 938

<차별성은 타인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1.

“스마트폰 새로 나온 모델 봤어?”

/“에이, 특별한줄 모르겠던데. 그냥 비슷비슷해.”     

신 모델이 나올 때마다 맨 끝에 붙은 버전 숫자만 달라진다. 모르고 사용하면 구형인지 신형인지 잘 구별도 안 된다. 차별성이 필요한 이유다.     


2. 

차별성에 대한 흔한 오해가 있다. ‘경쟁자들이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엄청 탁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차별은 차이로 구별된다는 의미일 뿐이다. 모래사장 수많은 모래알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알갱이하나로 손이 가는 상황이다.      


집어내어 살펴보기 전에는 진주인지 유리조각인지 모른다. 일단 나머지 모래와 다른 특이한 존재로서, 주목받을 기회만 얻었다.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그저 그렇게 잊혀지는 신세는 면했다.     


3.

일단 시선을 사로잡으면 남들보다 좀 더 직접적이고 냉정한 평가가 이어진다. 차별화가 없는 나머지 대다수는 심각한 문제만 없으면 무난하게 넘어간다. 누구든 어떤 대상에 관심을 가지면, 그 실체가 무엇일까 잠시라도 따져보고 분석한다. 미묘한 차이에 감탄하기도 하고, 꼬투리를 찾아내 비난하기도 한다.     


무조건 튀어 보이겠다고 덤비는 대신, 내가 그 관심을 감당할 만한 자질이 되는지 부터 살펴보자. 적어도 악플대신 선플을 더 많이 받아낼 자신은 있어야 한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는 하지만, 사방에서 손가락질만 받을 정도라면 무조건 마이너스다. 전투력이 부족하면 모난 부분을 덜어내고 무난함을 선택하는 편이 오히려 탁월한 전략이다. 패션감각에 자신이 없을 때, 검정 흰색 무채색을 고르면 중간은 간다.


4.

“내 생각은 좀 다른데.”

여러 명이 대화하거나 토론을 할 때, 유독 차별성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 남들이 관심을 주지 않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무리수를 두게 될 가능성이 많다. 차별화에 성공하면 스타가 되고, 사사건건 남의 말에 시비 걸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면 밉상소리 듣는다.     


남을 부정하고 깎아내리면 내가 부각되겠지 생각하지만, 부정적인 단어와 멘트는 일단 정신적 피로감부터 준다. ‘그게 아니고요~’ 깜짝쇼를 노리는 대신, ‘좋은 말씀이에요. 한가지만 덧붙이면~’ 숟가락 얹기 전법을 구사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5.

차별화는 아주 약간만 달라야 의미가 있다. 신상품 우산의 색상종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을 때, 단색 대신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장한다면 신선하게 들린다. 갑자기 투명우산을 주장하면 너무 나간 셈이다. 뜬금없다며 무시당하기 쉽다.     


차이를 드러내려면 우선 비슷한 구석부터 찾아야 한다. 여러 사람이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그 포인트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핵심을 살짝 비틀 수 있다. 남의 생각에 아무 관심도 갖지 않고 3년동안 골방에 처박혀 나만의 독창적인 차별화만 고집하면 4차원 외계인이 된다. 차별성은 타인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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