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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Sep 28. 2023

@소통잡화점 939 <갈등관계에 유독 힘들어하는 사람~

@소통잡화점 939

<갈등관계에 유독 힘들어하는 사람의 심리>     


1.

“전에 근무했던 미영 씨는 아무 소리 안 해도 알아서 척척 일을 참 잘했는데…….”

구태여 블라인드 같은 인민재판에 올릴 필요도 없다. 매니저가 무조건 잘못했다. 3년 반 동안 손발을 맞추었던 직원과, 이제 일주일 밖에 안 된 사람을 비교하다니 정말 어이없다. 어쨌든 당신은 이 상황을 이겨내야만 한다.     


2.

똑같이 갈등상황에 처해도 사뿐사뿐 잘 이겨내는 사람이 있고, 몇 날 며칠 계속 허우적대는 사람이 있다. 갈등 그 자체를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서 그렇다. 트러블을 대하는 자세는 크게 3가지가 있다. 등 돌리고 회피하거나, 정면으로 맞서 싸우거나, 문제의 핵심을 찾아 처리하거나.     


갈등을 피하거나 맞서려는 사람의 심리는 대충 비슷하다. 갈등이 비정상적이고 부당한 상황이니, 어떤 식으로든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 의욕이 넘치는 사람은 들이받으며 자신의 주장을 밝히고, 소심한 사람은 그 상황을 피해 요리조리 도망 다닌다.      


3.

살아가면서 갈등은 절대 피할 수 없다. 밑줄 좍 긋고 무조건 외우자. 갈등 없이 일사불란하게 내 마음이 편해지고 싶다면, 조선시대 왕이 되는 수밖에 없다. 아니다, 그 마저도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대드는 신하와 정적들이 넘쳐나고, 음식마다 독을 타지 않았나 걱정해야 할 판이다. 화성으로 날아가 나 홀로 집에 살아야 확실하다.     


생각해보니 그 마저도 문제가 있다. 가족 모두 여행을 떠난 뒤 혼자 집에 있을 때조차, 우리는 갈등을 겪는다. 레시피대로 끓인 된장찌개가 너무 짜서 화나고, 멀쩡하던 자전거 체인이 툭 빠져버려 열 받는다. 세상일은 모두 내 뜻과 상관없이 흘러간다. 어리광부리듯 불평불만을 가지기 시작하면, 매순간 짜증의 연속이다.     


4. 

‘그래, 결심했어.’

갈등을 직면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정말 큰 용기를 낸 셈이다. 사소한 문제 하나만 더 조심하자. 갈등 그 자체를 부조리가 아닌 해결할 문제로 보는 점은 좋다. 대신 무조건 당신 뜻대로 밀어붙여, 기어이 상대를 무찌르려고 끝까지 덤비지는 말자.     


갈등은 전투가 아니다. 같은 타깃을 위해 배수의 진을 친 뒤, 이판사판 목숨 걸고 싸울 필요는 없다. 내가 강하게 나가면 상대방도 똑같이 세게 나온다. 내가 상대를 끝까지 응징하려 들면, 상대도 눈에 불을 켜고 덤빈다. 둘 중 누가 이기든 상처만 남는다. 갈등상황을 서로 이해하고 소통한 뒤 타협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좋다.   

   

5. 

물론 해결할 수 없는 갈등도 있다. 아무리 합의를 보려해도, 본인 생각을 바꿀 의지가 0%라면 상대를 협상테이블에 앉히지도 못한다.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 관계를 포기라도 하고 싶지만, 질긴 인연의 끈을 떨칠 수 없다면 더더욱 마음만 아프다.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사람들은, 주로 너무도 가까이 지내는 가족들이다. 부모 자식 형제 자매, 어디 남들한테 감히 흉보거나 하소연하기도 힘든 존재다. 그래도 미리 겁먹고 도망치지는 말자. 깨지더라도 일단 부딪쳐 봐야 한다. ‘그래도 나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은 들어야, 나중에 뒤늦은 후회나 자책이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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