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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Oct 05. 2023

@소통잡화점 944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 나한테만~

@소통잡화점 944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 나한테만 잘해주는 사람?>     


1.

“사무실 앞에 새로 생긴 커피전문점 있잖아, 아무래도 새로 온 알바생이 날 좋아하나봐.”

/“뭬야? 믿을 수 없어. 왜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응, 내가 커피 사러 갈 때마다 맛있게 드시라고 인사하면서 방긋 웃어준다니까.”     


쉽게 착각에 빠지는 사람은 남의 호의에 매번 진심으로 감동한다. 앞뒤 가릴 필요도 없이 자신만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고 느낀다.     


2. 

누군가 나에게 잘 대해준다면, 딱 2가지 경우의 수 밖에 없다. 첫 번째는 위의 김대리가 느낀 대로, 상대가 정말로 나를 특별하게 생각할 때다. 꼭 이성관계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나에게만 남다른 애착을 느끼며 인간적으로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은 그 나머지에 속한다. 바로 그 사람 자체가 천성적으로 친절한 사람인 경우다. 그는 세상사람 모두에게 친절하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불친절하게 굴어도, 절대 햇살 같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비록 잘 생기거나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누구든 한번 스치기만 하면 좋은 감정을 느낀다. 나를 좋아해서 나에게만 저런 미소를 짓는다고 착각하기 시작한다.     


3.

물론 애매한 경우도 있다. 원래 친절한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 모두 희망은 잃지 말자.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단순한 친절인지 특별한 호감인지 어떻게 구별하면 좋을까.     


간단하다, 남과 내가 같은지 다른지만 살피면 된다. 복사를 부탁했을 때 내 자료만은 꼭 클리어파일에 끼워서 준다거나, 아이스커피를 단체로 사다 마실 때 내 책상 젖을까봐 휴지한 장 깔아주는 미묘한 차이점 말이다. 누구에게나 예의바르고 친절한 사람이라도, 마음속 호감만은 절대 숨기지 못한다.      


4.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비호감도 분석이 가능하다. 누군가 나에게만 작은 불친절을 반복한다면, 분명 나에게 안좋은 감정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식당에서 수저를 세팅하더라도 딱 내 자리만 빠뜨리거나, 다른 사람 술잔은 부지런히 채우면서도 내 술잔만은 절대 채워주지 않는 행동들이다.      


어쩌다 한번은 실수일 수 있다. 유독 자신에게만 비슷한 실수가 반복된다면, 기회를 만들어 진지하게 물어보면 좋다. 소심한 사람에게는 그 사소한 차별적 행동도 큰맘 먹고 저지르는 복수 행위다. 그런 차별을 당하고도 상대방 마음속 분노를 읽지 못하면, 사회생활 제대로 하기 힘들다.     


5. 

김대리는 박팀장 이팀장 조팀장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상대가 자기 이름만 불러주길 기대한다. 언제든 그에게 다가가 기꺼이 꽃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 김대리가 똑같은 행동으로 그들 모두를 대하면, 남보다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서로서로 비교하며 김대리 행동을 빠끔히 관찰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예의와 친절어린 행동을 하되, 비교할 수 없도록 전혀 다른 행동을 하면 된다. 박팀장님은 카페인을 못 드시니 주문할 때 메뉴선택을 조심하고, 이팀장님은 추위에 약하시니 에어컨 온도세팅에 신경 쓰고, 조팀장님은 허리디스크가 있으시니 삐그덕의자 AS에 신경 쓰면 된다. 아부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는가. 이 정도 맞춤형 아부를 할 수 있다면, 인간관계 만렙 전투력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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