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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Nov 14. 2023

@소통잡화점 972 <후회는 과거지향적, 반성은 미래~

@소통잡화점 972

<후회는 과거지향적, 반성은 미래지향적인 이유>     


1.

“그때 이 회사 말고 저 회사에 원서를 넣었어야 했는데…….”

이 말은 반성인가, 후회인가. 여기까지만 들어서는 알 수 없다. 그 이후의 문장이 전체의 승패를 가른다. 반성이 될 수도 있고, 후회가 될 수도 있다. 역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2. 

“괜히 이 회사에 원서를 넣어서 내가 지금 요 모양 요 꼴이구나.”

A가 이렇게 문장을 완성하면 후회가 된다. 키워드는 ‘요 모양 요 꼴’이다. A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도 불만스럽다. 그때 그 잘못된 선택 때문에, 내가 이렇게 망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신세를 한탄하고 있다.     


후회는 과거시점으로 타임슬립하는 특징이 있다. 본인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과거에 집착하며 매달린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선택을 다시 뒤바꾸고 싶다. 얼핏 지금 눈앞의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인과관계를 파헤친 듯 보이지만, 결국 과거시점의 자기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어제의 나를 비난하며 현재의 자신을 합리화하고, 비참한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3.

“선배들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고 경솔하게 결정했었구나. 그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필요한 멘토는 누구지?”

B의 문장은 반성이다. 키워드는 ‘더 나은 미래’다. B도 A처럼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하여 과거를 돌아본다. 다만 이전의 행동을 바라보는 시각자체가 전혀 다르다.      


반성도 현실을 벗어나 타임슬립하지만 방향이 정반대다. 과거로 날아가는 대신 미래를 향한다. 과거의 결정이 지금 현실로 이어진 그 과정에서 교훈을 얻어, 미래를 바꾸려고 덤비는 중이다. 이미 지난 과거에서 에너지를 채굴하여, 뻥뚫린 고속도로위 스포츠카 연료통을 채운 뒤 앞만 보고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4. 

“그러게 후회할 짓을 왜 했어?”

누가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는가. 처음 의도는 너무도 좋았다. 아궁이 불을 활활 떼어 온 집을 뜨겁게 달구기만 하면, 그 괘씸한 빈대들을 싸그리 박멸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재수 없게 불똥이 튀어 초가삼간을 홀라당 태웠을 뿐이다.      


습관적으로 후회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고등학교 때 배운 경우의 수를 다 잊어버렸다.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 19가지를 하나하나 모두 따져봐야 하는데, 내 희망사항 7번이 일어나길 기원하며 그냥 대책 없이 저지른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하나하나 의심하고 모두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5. 

반성의 태도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대형 사고를 친 김대리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누구든 지난 날의 자기 행동을 돌아보며, 더 나은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다. 꼭 문제가 생겨야만 반성을 하려고 하니, 맞은 문제는 제대로 복습을 안 하고 결국 수능에서 틀리고 만다.      


반성이 생활화된 사람의 행동특징 2가지가 있다. 첫 번째, 행동이 과감하다. 주저주저하느라 아무 행동을 하지 않으면, 다시 피드백하며 돌아볼 상황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름 심사숙고 했으면 용감하게 움직인다. 두 번째, 행동이 도전적이다. 안 해본 일이라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성공이나 실패 어느 쪽으로 결과가 나와도 반성 프로세스만 잘 거치면, 나의 전투력은 그만큼 더 강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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