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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Dec 04. 2023

@소통잡화점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2가지 방법은~

@소통잡화점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2가지 방법은 반칙과 운>     


1.

“상대팀이 너무 거칠게 나오는 군요, 선수들 심판에게 계속 항의합니다.”

어쩔 수 없다. 실력이 부족한 팀은 반칙이라도 해야 한다. 실력 차이대로 공정하게 대결하면, 처음부터 경기를 할 필요도 없었다. 실력 순으로 랭킹 1위에게 금메달을 주기로 결정한 뒤, 택배로 보내주면 그만이다.      


2.

‘공정’을 주장하는 쪽은 강자들이다. 실력이든 권력이든 우위에 있는 쪽에서, 본인들 유리한 방향으로 게임의 룰을 정하려 한다. 역량대로 승부가 결정되도록 유도하고, 예상 밖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공명정대를 주장하니 정의를 구현하는 올바른 자세로 보이지만, 실은 약자가 절대 넘볼 수 없는 높은 벽만 느끼게 하려는 심산이다.      


강자들이 아무리 애를 써서 막아도 항상 의외의 사건은 벌어진다. 논리적으로는 절대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변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월드컵 우승후보팀이 약팀에게 덜미를 잡히고 예선 탈락하는 원인은 딱 2가지다. 그중 하나가 바로 반칙이다.     


3.

“반칙은 너무 비겁한 행동 아닌가요?”

반칙했다고 법원에 출두하고 처벌받는 일은 없다. 반칙은 엄연히 규칙에 나와 있는 경기의 룰중 하나다. 반칙을 많이 했다고 해서 승패에 불이익을 당하는 규정도 없다. 비신사적이거나 너무 심한 반칙은, 그 강도에 따라 경고와 퇴장이라는 별도의 절차까지 마련되어 있다.      


그 징계를 기꺼이 감수하고 심한 반칙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8강전에서 우루과이와 가나가 붙었다. 1대1 동점에서 연장전을 벌이던 중, 가나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날아오자 수아레스는 다급한 나머지 손으로 쳐냈다. 심판은 당연히 그를 퇴장시킨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가나선수는 그 페널티킥을 못 넣었고,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가 이겼다. 가나는 수아레스를 맹비난했다.     


4. 

반칙외의 또 다른 변수는 바로 운이다.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맞아 최선을 다해 싸웠다. 객관적인 실력에서 열세였지만 투지가 빛났다. 그렇다고 해서 무리하게 거친 파울을 남발하지는 않았다. 능력껏 나름의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텅 빈 골대를 향한 손흥민의 감격적인 질주장면을 선보이며, 결국 2대0 승리를 거두었다.      


독일에게 무수한 찬스가 있었지만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갔다. 제 아무리 잘하는 팀이라도 골대를 계속 맞추면, 그 경기는 승리하기 어렵다. 같은 선수가 같은 폼으로 슛을 해도 어느 경기에서는 차는 족족 골인이 된다. 경사지에서 골을 굴려도 매번 다른 곳에서 멈추는 법이다. 운에 따라 그렇게 미세한 차이가 생기는데, 과연 운도 실력이라고 말해야 할까.     


5.

반칙을 하더라도 정도껏 해야 한다. 경고와 퇴장으로 모두 맞바꾼다 한들, 선을 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동업자정신을 망각하고 상대선수에게 큰 부상을 안기면 안 된다. 승패와 별개로 나와 우리 팀의 이미지 관리까지 고려해야 한다. 경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이번 한번으로 끝이 아니다.     


운의 영향으로 이득을 볼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운을 전제조건으로 깔고 시작하면 곤란하다. 어느 정도의 운이 따라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 애당초 무리한 계획이라는 말이다. 운은 열심히 노력한 자에게 덤으로 주어지는 선물임을 잊지 말자. 노력이 부족하고 실력도 모자라지만, 운만 믿고 무작정 덤비는 자세는 무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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