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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Dec 22. 2023

@소통잡화점 1000 <천일동안 글을 쓰면서 느낀 점>

@소통잡화점 1000

<천일동안 글을 쓰면서 느낀 점>     


1.

“글을 꾸준히 써서 올려볼까?”

페이스북에 간간이 일상적인 글을 올리던 어느 날, 제대로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여름휴가 1주, 연말휴식 1주 빼니 50주가 나왔고, 주 5일 평일에만 매일 글을 쓰면 1년 250개가 되겠더군요. 4년이면 딱 1천개가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나름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첫 번째 글에 넘버링을 붙였습니다. 그렇게 ‘001번’ 글이 시작되었습니다.   

  

2.

“숫자를 세자리로 붙이셨던데요, 999번이 목표신가요? 넘어가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눈썰미 좋은 페친 분이 질문하신 적이 있습니다. 천개를 목표로 정하기는 했지만, 매일 이닦고 양치질하듯 하루하루 그 날의 글쓰기 미션에만 집중하며 오늘까지 달려 왔습니다.      


평소 나름 많은 책을 접하며 에버노트에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으니, 이런저런 할 말은 많았습니다. 환자분을 진료하는 틈틈이 짧은 시간동안 글을 써서 부리나케 올리곤 했습니다. 여러 번 읽으며 수정할 시간이 없었지만, 오탈자 하나까지 신경쓰면 아무 일도 못하겠다 싶어서 적당히 뻔뻔하기로 했습니다.      


3.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마침내 오늘이 되었습니다. 처음 계획대로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천개의 글을 썼습니다. 학교 때 이승환의 ‘천일동안’ 노래를 좋아했고,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된다는 전영록의 ‘종이학’도 즐겨 들었습니다. 오늘로 그 ‘1,000’이라는 숫자를 저도 완성했네요.     


저는 타고 난 능력이 부족하니 은근과 끈기로 버티며 장기전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입니다. 20년전 이 자리에 한의원을 오픈한 뒤 딴마음 먹지 않고 한자리만 고집하며 지금까지 이어온 이유도 같습니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므로 제가 잘할 수 있는 방식인 꾸준함을 택했습니다.     


4.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진료하려면 의학실력 외에도 많은 내공이 필요합니다. 처음 보는 환자분과 “안녕하세요.” 인사말을 나눈 뒤, 얼마동안 대화를 거치면서 엄청난 미션을 완수해야 합니다. 환자분 몸 상태를 살펴보고, 그동안 어떻게 치료 하셨는지 듣습니다. 저 나름의 판단이 서면 간략히 브리핑을 하고, 때로는 환자분 설득까지 해야 합니다. 실전형 소통이 아니면 이런 급박한 대화를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여러 자료를 뒤져가며 소통에 대한 연구를 계속 했습니다.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싶은 순간이 되자,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의료인 동료나 후배들에게 작은 팁이라도 될까 싶은 마음으로, 제가 알게 된 내용을 글로 올렸습니다. 오히려 20대 취준생, 갱년기주부, 70대 어르신들이 더 좋아해 주셨습니다. 그런 글들중 일부를 모아 출판 작업 막바지 진행 중입니다. 모두 여러분들 응원 덕분입니다.     


5.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중입니다. 괜히 부족한 글로 민폐만 끼치면 어떡하나 걱정도 되지만, 별일 없다면 시스템을 정비한 후 1월초에 다시 뵙겠습니다. 그 사이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친구 정리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활동하지 않는 분이나 유령계정은 다 끊어내고, 좀비처럼 출몰하는 묘령의 외국여성 계정들도 끝까지 추적하여 모두 차단해야 겠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일상적인 스토리까지 간간이 올릴 생각입니다. 제가 모든 분의 취향을 맞출 수 없으니, 부족한 저에게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께는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글을 꾸준히 써 온 지난 몇 년은 공교롭게도 코로나로 다들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그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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