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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Jan 29. 2024

@1021 <상대방 니즈를 모르면 고생하고도 좋은~

@1021

<상대방 니즈를 모르면 고생하고도 좋은 소리 못 듣는다>     


1.

“내가 파는 물건 말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상대의 니즈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기 계발이나 마케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말이다. 아는 만큼 구현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뿐이다. 내 손에 쥔 물건이나 서비스 대신 상대방 마음에 신경쓰기가 그렇게도 어렵다.     


2.

병원에 환자가 찾아가면 의료진은 항상 같은 포지션으로 대한다. 환자의 몸을 살피고 판단을 내린 뒤 적절한 해결책을 통보한다. 대부분의 경우 의료진이 제시하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다. 이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과연 환자가 원하는 내용은 무엇일까.’     


“환자분이 원하고 말고를 말할 수 있나요. 제가 그렇게 결정하면 무조건 따라야죠.”

아마도 대한민국 의료진 대부분은 이렇게 대답할 듯하다. 물론 사람 목숨이 걸린 초응급이라면 무조건 그 말이 맞지만, 나머지 대부분 상황에는 항상 선택과 협상의 과정이 있다. 어떤 환자는 증상을 참고 견디며 근본 원인을 알고 싶어 하고, 다른 환자는 당장 눈앞의 통증부터 없애주길 바란다.     


3.

명절에 시댁이나 처가에 갈 생각하면 벌써 부담스러울 수 있다. 선물은 무엇을 사야 하나, 언제 가서 언제 나와야 할까, 음식 준비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신경 쓸 부분이 많다. 이것저것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이쯤이면 되겠지 하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좋은 소리 못 듣는 사태가 벌어진다.     


역시 핵심은 상대방의 니즈다. 어떤 집은 음식 하나하나 정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니 직접 전을 부치는 성의를 기대한다. 다른 집은 음식종류는 사와도 좋으니 오랜만에 가족끼리 담소를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어 한다. 또 다른 집은 오고 가는 현금액수로 참된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4.

상대의 마음을 모르고 혼자 대책을 세우면 기껏해야 본전치기다. 내 생각과 상대방 마음이 딱 들어맞으면 그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한 사람 취급만 받는다. 조금이라도 핀트가 어긋나면 시간과 돈을 어마어마하게 들이고도 상대는 늘 아쉬움만 느낀다.     


구태여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상대가 원하는 대로 처신하면 제일 좋다. 작년 설에 과일 한 박스 들고 갔다가 먹을 사람도 없는데 괜한 짓 했다는 말만 듣고 상처 입었다면? 그 내용 잘 기억하고서 올해는 같은 실수 안하면 된다. 이왕이면 어떤 품목을 사 가면 좋을지 미리 여쭤보면 제일 좋다.     


5.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상대방한테 대놓고 물어봐요. 서로 민망하게 시리.”

딱 한 번만 난처하면 된다. 한 번 묻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의논할 수 있게 된다. 어차피 상대방도 내 마음을 정확히 몰라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다. 서로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카드를 뒤집어 보이면 피차 속 시원하다.     


“경들은 과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시오. 평소 누가 나에게 관심이 많았는지 내 친히 평점을 매겨 보겠소.” 

상대가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적당히 뺀질거려도 좋겠다. 그런 무리한 요구에 한 번 두 번 계속 응하다 보니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다. 상대가 나를 괴롭히려는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그 어떤 정성으로 대해도 기어이 꼬투리를 잡고야 만다. 나 자신부터 아끼고 보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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