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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r 04. 2024

@1046 <사과의 말을 전하기만 하면 모두 예의바른~

@1046

<사과의 말을 전하기만 하면 모두 예의바른 행동일까>     


1.

“지금 그 표정과 말투가 정말 잘못한 사람 태도가 맞아?”

김대리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지만 오히려 팀장님 가슴에 불만 질렀다. 김대리가 핸드폰 만지작거리며 얼굴 가득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니 팀장님은 반항으로 느낄 수밖에.     


2.

“그 녀석 참 인사성도 밝네, 정말 예의 바른 아이구나.”

예의 운운하면 무조건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남이 나에게 예의를 갖추어 행동하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아진다. 심지어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까지 급상승한다. 다들 예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내 나름의 행동에 대해 ‘예의 없다’는 지적을 듣기 싫어할 뿐이다. 나는 분명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상대방은 내 마음도 몰라주고 괜한 꼬투리를 잡아 인신공격을 한다고 느낀다. 사과하고도 싫은 소리 들어야 한다면 다음부터는 아예 죄송하다는 말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3. 

예의는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은 형식이니 그 속에 담긴 속내가 관건이다. 물론 괜한 자존심 내세우며 잘못하고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하는 이대리는 거론할 필요도 없다. 당연히 김대리는 이대리보다야 백배 천배 낫다.     


이왕 예의를 지키기로 했으면 ‘제대로’ 하면 좋겠다. 바닥에 납짝 엎드려 머리를 쿵쿵쿵 부딪치며 눈물을 펑펑 흘리면 오히려 오버액션이다. 제대로 하라는 말이 무조건 굴욕적인 자기 비하를 하라는 뜻은 아니다. 주어진 상황에 알맞게 마음을 담아 성의를 표시하면 그만이다.     


4.

문자에 너무 익숙한 사람은 비언어적 소통에 대단히 서툴다. 문자로 “미안해, 잘못했어ㅠㅠ.” 보내면 사과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문자밖에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정도 조치가 최선이지만 어디까지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응급조치에 지나지 않는다. 덩치가 큰 잘못이라면 한가한 시간에 반드시 ‘제대로’ 다시 사과를 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전화 통화를 하거나 얼굴 보고 사과할 때도 그대로 한다. 문자 대신 말로 전달할 뿐 콘텐츠는 똑같다. ‘미.안.해.’ 단어를 쓰는 자체만으로 예의를 다 지켰다고 생각한다. 상대 얼굴을 쳐다 보지도 않은 채 핸드폰 만지작거리며 말해도 그 단어만 구사하면 예의를 지켰다고 인정해주길 바란다.     


5. 

‘제대로’가 빠진 행동은 반쪽 예의다. 당연히 상대방은 마지못해 하는 행동으로 느낀다. 속으로는 하나도 안 미안하겠지만 사과하는 말이라도 해주니 고맙다고 느낄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런 행동은 상대를 모욕하고 비아냥거리는 듯한 공격적인 모습으로 보일 위험까지 있다.     


가장 근본적으로 내 마음속에서 일단 상황을 제대로 느껴야 한다. ‘쳇, 그 정도 실수는 누구나 다 하는 거지. 꼭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거야?’ 남이 베푸는 작은 친절에 정말 고마워하고 내가 저지른 작은 실수에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부터 가지자. 겉으로 드러난 말투와 표정문제가 아니라 진짜로 당신이 남에게 고맙거나 미안하다고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를 잠시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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