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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r 13. 2024

@1053 <많은 사람이 얽혀있는 큰 문제를 합리적~

@1053

<많은 사람이 얽혀있는 큰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면>     


1.

“남자들은 참 공격적이야.”

“여자들은 너무 예민해.”

어떤 사람은 이런 말을 들으면 맞아맞아 물개박수를 치겠지만 많은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의료인이나 심리학자가 나름의 이유와 근거를 들어 아무리 설명해도 쉽게 수긍할 수 없다.     


2.

이유는 간단하다. 본인과 주위 사람들만 둘러보아도 안 그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 한마디로 예외가 너무 많은 부실한 규칙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중에 여자보다 더 섬세한 사람도 있고, 여자 중에 남자보다 더 다혈질인 사람도 많으니 말이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일반명사는 모두 폐기해야 할 지경에 이른다. 과연 가볍게 ‘남자’와 ‘여자’로 부르며 그 특성을 말할 수 있는 존재가 얼마나 되겠는가. 개인적인 차이는 존중하되 다들 먹고살기 바쁜 세상에 행정적으로 그룹핑 할 수밖에 없는 관점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다.     


3.

본인에 대해 잘 몰라준다고 남들에게 서운해할 문제만도 아니다. 그 역시 남에게 같은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직업이나 상황에 대해 누군가 한마디 툭 던지면 전문지식과 관점이 부족하다며 타박하고, 다른 사람의 분야에 대해서는 본인이 아는 사실과 정보만으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업계는 다 그렇게 돌아가지 않나요?”

그런 말 한마디 들으면 다들 발끈한다. 종사자도 아니면서 어디 감히 아는 척하느냐며 불같이 화를 낸다. 나는 이러이러하게 다른 사람인데 왜 나를 그런 사람 취급하느냐며 반박한다. 나를 변호하려는 생각으로 말을 시작하지만 상대에게는 그 업계 전체를 막연히 쉴드치는 행동으로만 보인다.     


4.

사회 전체로 놓고 볼 때 세상은 당신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 관심을 가질 수가 없다. 어떻게든 합치고 또 합쳐서 그룹단위로 판단과 평가를 내린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사는 현대사회 특성상 어쩔 수 없다. 누구는 이득을 보고 누구는 손해를 보겠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자연스럽게 큰 덩치를 전제로 하는 ‘담론’ 중심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상대가 담론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본인 상황에 비추어 따박따박 반박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그 말은 결국 반대를 위한 반대의 구실로 밖에 안 보인다. 대안이라고 제시하는 방법도 결국 본인이 처한 상황에 유리한 임기응변 방책이다.     


5.

거대 담론에 대한 문제는 합리적인 솔루션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 그 담론에 속한 구성원들 각자의 상황 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이 반박하고 저렇게 말하면 이 사람이 발끈한다. 작은 문제 하나를 해결하려고 해도 무조건 전체를 대상으로 말을 꺼내야 하니 늘 벽에 부딪히기 일쑤다.     


양쪽 모두 관점을 바꿔보면 좋겠다. 해당그룹에 속한 구성원은 자기 처지를 몰라준다고 화만 내지 말고 ‘나는 아니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저 사람이 저렇게 말할 만도 하네.’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외부 사람은 ‘나도 저 사람 입장이라면 황당하게 들렸을 수도 있겠네.’ 공감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타협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OK목장의 결투만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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