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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r 12. 2024

@1052 <혼잣말을 남들 다 듣도록 큰 소리로~

@1052

<혼잣말을 남들 다 듣도록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     


1.

“맛있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이 식당에는 왜 이렇게 손님이 없어요?”

주인은 주인대로 황당하다. 안 그래도 손님이 줄어 걱정스러운 마당에 이런 질문까지 받으니 더 열불이 난다.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감도 못 잡겠다.     


2.

“왜 화를 내세요? 저는 궁금해서 질문했을 뿐인데요.”

이런 사람들은 본인의 말이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간혹 알면서도 일부러 긁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 모습이 상대를 더 화나게 만든다.     


“줄을 서시오!”

웨이팅 2시간짜리 식당을 상상한 손님 입장에서는 진짜 궁금할 수도 있다. 검색한 식당이 여기가 맞기는 한가? 엉뚱한 곳으로 잘못 찾아왔나? 맛집이라는 내용이 모두 알바생 거짓 홍보였나? 그 어떤 경우라도 주인에게 그런 식으로 대놓고 질문하면 교양 없는 행동이다.      


3.

“아니, 그런 생각도 하면 안 되나요?”

당연히 된다, 무슨 생각이든 당신 자유다.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당신의 머릿속 생각까지 강제로 통제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핵심은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어 상대에게 상처 줄 권리까지는 없다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이 불편해할 만한 생각이라면 남이 못 듣도록 작게 중얼거리거나 머릿속에 잘 가두어 두어야 한다.    

 

입다물고 가만히 식사만 하면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기대한 대로 그 식당을 좋게 생각하든 여기저기 살펴보며 불만스러워하든 주인이 당신 마음속까지 읽지는 못한다. 마음에 들면 또 오고 안 들면 다시 안 오면 그만이다. 지금 손님이 없어 불안하면 당장 나가도 된다. 말로 꺼내지만 않으면 된다.     


4.

혼잣말을 큰소리로 중얼거려 주위 사람 다 듣게 만드는 사람은 크게 2가지 종류다. 첫 번째, 생각과 말을 분리시키는 훈련이 덜 된 사람. 생각을 정리하여 말로 표현하는 의사소통 과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무슨 생각이든 떠오르면 순식간에 입으로 생중계한다.      


“저는 가식 없고 솔직한 사람이에요.”

남들이 그 사람의 발언으로 고통받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감 넘치는 행동이라며 당당한 표정이다. 오랫동안 발언의 기회가 막혀있던 우리나라 사회구조 탓에 가끔 이렇게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치에 맞는 정당한 요구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예의 없는 행동은 완전히 다르다. 아니, 다른 행동이 아니라 확실히 틀린 행동이다.     


5. 

두 번째,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 상대에게 불편한 느낌을 받거나 불만이 생겼을 때 단 1초도 못 참는다. 본인 감정의 배설에만 집중하느라 주위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 욱하거나 흥분한 상태이므로 아무 단어나 여과 없이 마구 튀어나온다.     


솔루션은 간단하지만 지극히 어렵다. 본인이 남의 감정을 공감하기 시작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며 고쳐야 한다. 그 정도 배려심과 자기 통찰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처음부터 그런 말을 하지도 않았다. 차선책으로 반강제 압박이라도 가해보자. 상대를 비난하지 말고 내 감정 위주로 전달하면 된다. “글쎄요, 저희는 늘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손님이 왜 없는지 대놓고 물으시니 제가 좀 당황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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