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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r 14. 2024

@1054 <정말 친절한 사람과 친절한 척하는 사람~

@1054

<정말 친절한 사람과 친절한 척하는 사람의 차이>     


1.

“김대리요? 정말 친절한 사람이기는 해요.”

누군가 김대리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 ‘사람이기는 하다’는 표현이 영 꺼림직하다. 친절하다는 말인지, 안 친절하다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안 친절한데 억지로 좋게 말해주는 느낌마저 든다.     


2.

김대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늘 상냥하고 부드럽게 대한다. 낯선 사람도 그에게 쉽게 호감을 느끼고 금방 기분이 좋아진다. 사무실에 처음 신입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다들 김대리를 좋아했다. 붙임성이 좋고 친절하기까지 하니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다른 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팀장님이 복사기로 걸어가면 부리나케 달려가 대신 복사해 드리지만 옆자리 이대리가 감기로 골골 거리느라 업무를 끝내지 못해 야근할 때는 6시 땡 치면 사라진다. 분명 친절하기는 한데 안 친절하다.     


3.

사람의 ‘친절’은 두 가지 잣대로 나누어 살펴보면 좋다. 남에게 도움을 주려고 친절하게 처신하는 사람이 있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한 꺼풀만 벗겨내면 완전히 다르다.     


남을 도우려는 사람은 상대방이 주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그의 짐을 덜어주려는 마음이 시작이다. 좋은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은 본인이 주어다. 생색내기 좋은 타이밍에 크게 수고하지 않아도 되는 일만 골라서 한다. 아부하는 사람으로 보일 때도 많다.     


4.

정말 친절한 사람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누가 보고 있든 말든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자기 코가 석자인 상황이라도 남의 곤경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오히려 남들이 미안해할 정도다. 그에게 도움을 청하기는커녕 오늘은 그냥 쉬라며 워워 진정시키는 수준이다.    

 

가식적인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오버액션을 자주 한다. 커피 2잔 사들고 오는 박대리에게 조르르 달려가 대신 들어준다고 하거나, 식당에서 옆자리 앉은 최대리에게 물통을 빼앗아 굳이 물을 따라 준다. 겉보기에 분명 도와주는 행동은 맞는데 매번 어색하고 너무 불편하다.     


5.

친절한 척하는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자기 이미지를 좋게 하거나 상대의 환심을 사고 싶을 때 재빨리 행동한다. 반면 본인에게 이득이 없다고 판단되면 손 털고 냉정하게 돌아선다. 한두 번은 몰라도 오랫동안 남을 속이기는 어렵다. 금방 본색이 드러난다.     


가식적인 김대리의 친절에 속아 진짜 친절사원 이대리를 몰라보면 안 된다. 남의 일로 말할 때는 문제 없지만 내 일이 되면 판단이 흐려지기 쉽다. 남들이 모두 김대리에게 손가락질하더라도 팀장인 나에게 엄청 잘하니 좋은 사람으로 착각한다. 김대리는 지금 당신이 아닌 당신의 직책에 친절할 뿐이다. 오해하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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