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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r 28. 2024

@1064 <소통할 때는 핵심을 맨 앞으로, 나머지는~

@1064

<소통할 때는 핵심을 맨 앞으로, 나머지는 분위기따라>     


1.

“어제 동창회에서 OO 이를 만났는데...”

“그래서 요점이 뭔데?”

배우자 탓만 할 수는 없다. 하루 종일 업무에 지치고 저녁식사 후 겨우 한숨 돌리면 무슨 말이든 하기도 듣기도 귀찮다. 핵심만 간단히 소통하고 얼른 쉬고 싶은데 서론이 길면 벌써 지친다.     


2.

소통의 기본은 두괄식이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먼저 던져야 대화의 효율이 높아진다. 드라마 대본처럼 남녀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호감을 느낀 뒤 위기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했다는 기승전결 방식은 너무 길고 산만하다. 결혼한 커플이 있는데 어디서 만나서 어떻게 사귀었다더라 정도가 적당하다.     


소통의 습관은 때와 장소에 따라 바로바로 바뀌지 않는다. 외근 다녀온 김대리가 팀장님에게 출장보고를 할 때도 평소 습관이 그대로 튀어 나온다. “평소에는 KTX를 타고 가는데요, 이번에는 시간을 놓쳐서 고속버스를 탔어요. 박과장님 자주 드신다는 순대 국밥을 같이 먹었고요, 참 이번에 납품하기로 한 건은...”     


3.

“너무 쌀쌀맞아요. 사람끼리 대화하는데 어떻게 요점만 간단히 할 수 있나요?”

맞는 말씀이다. 다만 여유 있게 공감하면서 소통할 때와 신속 정확하게 내용을 전달해야 할 때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잊어 버리니 문제다. 언제나 내가 말하고 싶은대로 주저리 방식만 고수하면 상대방은 속에서 고구마가 얹혀 내려가질 않는다.     


업무적 소통을 잘하려면 키워드부터 잘 뽑아야 한다. 중요하게 전달해야 하는 핵심 단어나 숫자부터 정확히 체크하고 문장 맨 앞에 전진배치한다. 나머지는  흘려듣거나 잊어버려도 좋으니 이 단어들만은 꼭 기억해 달라는 뜻이다. “약속은 다음 주 수요일 4월 3일 오후 5시 OO 카페야. 그날 만나서 모임 일정 의논하고 지난번 업무 결과도 서로 공유하면 좋겠네.”     


4.

두괄식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서로 합의가 다 끝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한쪽에서 핵심 단어를 모아 확인하면 상대가 엉뚱한 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 “아까 내가 다음 주 수요일은 안되고 다다음 주 수요일이 좋다고 했잖아. 날짜 다시 한 번 확인해 봐.”     


함께 의사결정하는 부분, 약속을 정하는 내용은 무조건 정확해야 한다. 서로 얼굴 보고 앉아서 말해도 내용이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전화나 톡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생각보다 전화 내용에 집중하며 세세한 내용까지 기억하기가 어렵다. 단톡방에서 수십 개 메시지가 순식간에 위로 날아가 버리면 아까 했던 말은 모두 까맣게 잊어버린다.     


5. 

그럼 지금 이 내용을 1분짜리 보고로 할지, 15분짜리 스몰토크로 할지 어떻게 판단하면 좋을까. 우왕좌왕하며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언제든 맨 첫문장에 할 말을 다 구겨 넣고 초반 1분에 집중하면 좋다. 그 말을 듣고 상대가 어떻게 받아치는지 반응에 따라 행동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동창 민수가 다음 달에 이민을 간대.”

/

“민수 씨를 따로 만난거야? 전화? 톡?”, “이민은 어디로?”, “다음 달 며칠에?”, “가기 전에 밥이라도 한 번 먹어야 할 텐데 언제 부르지?”

상대가 어디까지 관심을 보이는 가에 따라 2차 3차 대화를 이어가면 된다. 상대방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주면 스몰토크가 되고 별 관심없어 하면 단순 뉴스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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