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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Apr 29. 2024

@1086 <당신이 몰랐던 김대리의 11가지 입체적인~

@1086

<당신이 몰랐던 김대리의 11가지 입체적인 캐릭터>     


1.

“그 영화 봤어? 주인공이 뼛속까지 악당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완전 순정파더라구.”

그런 캐릭터를 입체적이라고 한다. 까마득한 옛날 고등학교 시절 고전소설의 주인공은 평면적이고 현대 소설은 입체적이라며 무작정 외운 기억이 난다. 그 평면과 입체는 어떻게 구분하는 걸까.     


2.

입체는... 그냥 입체다. 말로 설명하라면 머뭇거리지만 대충 느낌은 온다. 평면은 종이에 사각형 그린 모양이고 입체는 주사위처럼 형체가 있는 물체를 부르는 듯하다. 그럼 이제 입체적인 캐릭터라는 말을 잘 설명할 수 있겠는가.     


입체와 평면의 경계는 면의 개수다. 평면은 바닥에 놓은 A4 용지면에 그려진 사각형 하나가 전부이고, 주사위 정육면체 입체는 사방을 둘러 가며 6개의 면이 맞닿아 있다. 면이 하나일 때는 평면, 여러 개이면 입체라고 말해도 좋겠다.      


3.

평면적인 인물은 캐릭터가 하나다. 심청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착하고, 변사또는 한결같이 악당이다. 반면 입체적인 인물은 여러 종류의 캐릭터를 함께 가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성장하여 안목이 넓어지기도 하고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한다.     


평면적인 캐릭터는 단순하다. 척 보면 다 안다. 길게 고민할 필요 없이 드라마 1회만 보면 결말까지 금방 예상할 수 있다. 입체적인 캐릭터는 어느 시점에서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계속 긴장하며 지켜봐야 한다. “분명 저 남편이 범인 같았는데 아닌가?” 어김없이 예상외의 결과로 이어지며 반전의 묘미가 살아있다.     


4. 

우리는 대부분 입체적이다. 무기력하게 지내는 듯 보이지만 관심 있는 주제라면 며칠 밤을 새우는 집념을 가슴에 품고 있다. 내성적이고 혼자 지내는 시간을 즐기지만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면 밤을 세워 흥겹게 어울리는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가 바로 당신이다.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복잡한 존재다.     


“김대리는 원래 게으른 사람이야.”, 

“평소 너무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이야.” 

누군가 나의 본 모습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하나의 명사나 형용사로 단정 지으면 몹시 서운하다. 나에 대해 조금만 더 애정을 쏟고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5.

바로 지금이다. 남에 대한 그 기대를 거꾸로 반사해 보자. 내가 남에게 바라는 만큼 나 역시 주위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정체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자. 본인은 11차원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남들은 단순무식한 1차원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잠시 돌아보면 좋겠다.     


*3줄 요약

○늘 멍해 보이는 김대리가 정말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일까.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여러 가지 면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남들도 나 만큼이나 복잡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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