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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y 13. 2024

@1096 <변명만 늘어놓으면 잠시 마음은 편하지만~

@1096

<변명만 늘어놓으면 잠시 마음은 편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된다>     


1.

“어제 지하철이 고장 나서 한참 동안 그대로 서 있었거든요. 바이어 미팅에 늦어서 죄송합니다.”

김대리가 약속시간을 어기는 바람에 큰 고객을 잃을 뻔했다. 팀장이 물으니 이유를 설명한다. 이 대답은 비겁한 변명일까, 아니면 합리적인 이유일까.     


2.

부푼 마음으로 투자했지만 예상만큼 수익이 안 나오거나, 열심히 노력해도 시험점수가 잘 안 나올 때가 있다. 왜 그런 안 좋은 결과가 생겼는지 물으면 한 맺힌 절규가 쏟아져 나온다. “그 회사 비리 사건이 지금 터질 줄이야.”, “바빠서 대충 지나간 그 페이지에서 문제가 나올 줄이야.”     


다들 너무도 억울하다. 내 차는 빨간불에 멀쩡히 서 있었는데 난데없이 뒤차가 꽁무니를 들이받아 사고가 났다는 표정이다. 그런 천재지변을 어떻게 미리 예측할 수 있느냐며 하늘을 원망한다. 어쩌면 이렇게도 운이 없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소설 토지 속 비련의 주인공이 바로 나다.     


3.

“김대리, 너무 변명만 늘어놓고 있네요.”

“네? 변명이라고요? 지하철 고장이 왜 제 잘못인가요?”

팀장이 한마디 던지자 김대리가 발끈한다. 트러블이 생긴 점은 유감이지만 그렇다고 내 탓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황당하다.     


팀장의 생각은 이렇다. 1억 계약서에 사인하는 미팅 자리라면 훨씬 더 확실하게 준비했어야 한다. 어디서 무슨 돌발사태가 생길지 모르니 최소 30분이나 1시간은 여유 있게 움직여야 안심이 된다. 따져보니 지하철이 고장 나지 않았어도 김대리는 약속시간 3분 전에 들어갔다. 개선할 부분이 분명히 보이는데 전혀 언급을 안 하고 있다.     


4.

지하철이 고장 난 일은 변명인가 합리적인 이유인가. 세상에 이유 없는 무덤은 하나도 없다. 누구든 가슴속에 작은 원한 하나쯤은 안고 저세상에 가는 법이다. 변명과 이유는 한 끗 차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구차한 변명 같고 저렇게 생각하면 당연한 이유처럼 들린다.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다음번 행동에 대한 대책으로 이어지면 논리적인 원인 분석이다. 새로운 대안 없이 그저 불운했던 일로 끝내 버리면 비겁한 변명이다. 늘 변명하는 사람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불확실한 이 세상속에 그 정도 변수쯤은 가뿐히 극복해 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대책에 관심이 간다.     


5.

“지하철 고장으로 10분 지체되는 바람에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했습니다. 중요한 미팅 자리인데 제가 방심했어요. 다음에는 1시간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그 실수를 변명으로 뭉개며 뻔뻔한 사람과 어떻게든 본인 힘으로 이겨내려는 사람은 점점 레벨 차이가 난다.     


*3줄 요약

○이런 일이 또 생기든 말든 신경 안 쓴다면 변명이다.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책을 고민하면 합리적인 이유 분석이다.

○실수 이후의 태도가 그 사람의 전투력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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