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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y 14. 2024

@1097 <질문을 잘 경청해야 묻는 내용에 맞는~

@1097

<질문을 잘 경청해야 묻는 내용에 맞는 정확한 대답을 한다>     


1.

A “어제 몸살기 있다더니 오늘은 좀 어때?”

B “아침에 타이레놀 먹었어.”

무슨 말인가. 하룻밤 푹 자고 났더니 조금 가볍기는 한데 완전치는 않아서 약을 먹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어제보다 상태가 더 심해졌지만 일단 약부터 먹어보겠다는 말인가.      


2.

의문형 문장은 영어로 번역할 때 5W1H중 하나의 의문사가 들어간다. 무조건 why(왜), what(무엇), when(언제), where(어디), who(누구), how(어떻게) 중 하나 이상이 궁금하다는 뜻이다. 경청을 잘하는 요령을 묻는 사람이 많은데 내가 강조하는 제1규칙을 여기서 특별히 공개한다.      


상대방 질문 속에 숨은 의문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들으면 좋겠다. 위 대화에서 A는 B의 몸 상태를 물었으니 ‘how’ 즉 컨디션이 어떠한지 물은 셈이다. 대답으로는 좋다 나쁘다 정도가 적절하다. 어제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변화의 추이를 설명해 주면 더 친절하다. “어제보다는 한결 나은데 아직 평소 같지는 않아.”     


3.

타이레놀은 ‘what’에 속한다. 이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조건은 딱 한 가지 뿐이다. 컨디션 별로라고 대답했을 때 상대가 “어떡하니. 병원에라도 가봐야 되지 않아?” 2차 질문을 던지는 경우다. 상대가 조치(‘what’)에 대해 물을 때 ‘병원’ 대신 ‘타이레놀’을 선택했다고 하면 맥락이 자연스럽다.     


B처럼 대답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주로 형용사나 서술어를 쓰기 싫어하는 부류가 여기 속한다. 대화할 때 명사 위주로 툭툭 던지고 빈 공백은 알아서 이해하라는 식이다. 상대방은 그 명사를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꼭 이런 사람들이 상대가 엉뚱하게 잘못 알아들으면 버럭 화부터 낸다.     


4.

“어제 민정이 만났다면서? 오랜만에 만난 거지? 잘 지내고 있대?”

심화 질문이다. 이 질문에는 의문사가 3개나 들어있다. 민정이를 만났는지 아닌지, 오랜만인지 아닌지, 잘 지내는지 아닌지 각각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정신 바짝 차리고 대화해야 할 상황이다. 이왕이면 하나씩 묻고 답하는 방식이 좋다.     


물론 일상의 대화를 사건조서 꾸미듯 일일이 따지면서 말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언어의 습관이다. 일상 대화를 대충대충 하는 사람은 일할 때도 꼭 그렇게 말한다. “김대리, 기획안 초안은 언제 받아볼 수 있나요?” “네, 지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5.

경청은 상대가 한 말의 내용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한 과정이다. 의문문은 특히 조심해야 할 중요과목이다. 평서문은 내가 잘 알아들었든 아니든 즉시 티가 나지 않지만, 의문문은 그에 대한 대답을 하는 순간 바로 들통이 나기 때문이다. K를 물을 때 K에 대해 대답할 줄만 알아도 소통 상위 4% 1등급이라고 본다.     


*3줄 요약

○상대가 질문하면 why(왜), what(무엇), when(언제), where(어디), who(누구), how(어떻게) 중 어디 속하나 따져보자.

○질문 속 의문사에 적합한 대답을 하자.

○경청은 습관이므로 평소에 대충 하면 중요한 순간에도 꼭 그 버릇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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