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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May 23. 2024

@1104 <뺀질이 일잘러 그리고 무능한 리더가~

@1104

<뺀질이 일잘러 그리고 무능한 리더가 만날 때 벌어지는 일>     


1.

“상무님, 저도 그만두겠습니다.”

“최팀장까지 이렇게 나오면 어떡해요.”

며칠 사이에 이대리, 김대리에 최팀장까지 사표를 내며 팀 전체가 공중분해되어 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2.

첫째 날. 최팀장은 이대리와 김대리에게 오늘의 업무량을 할당한다. 각각 100씩 주었으니 오후 4시면 족히 끝날 분량이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슬쩍 살펴보니 업무력 만렙인 이대리는 벌써 다 끝내고 쉬는 중이다. 김대리는 아직 25밖에 못했으니 오늘 이내로 해결이 안 되겠다.     


오후에 새로운 일 50이 더 생겼다. 김대리는 자기 일도 감당 못하고 있으니 별수 없이 이대리에게 넘긴다. 아무리 일 잘하는 이대리라도 퇴근 전까지 그 일을 다 하기는 어렵다. 야근이다. 그 와중에 김대리는 6시 땡치자 마자 짐 싸서 저 멀리 사라진다. 책상 위에 자기 일 50을 그대로 남겨둔채.     


3.

둘째 날. 최팀장은 오늘의 업무 100씩을 다시 나누어 준다. 김대리는 어제 일도 마무리 못했으니 도합 150이 되었다. 이대리는 오늘도 쉴 틈 없이 달려 3시에 일을 마쳤다. 일이 밀린 김대리는 담배에 커피에 베짱이처럼 쉬엄쉬엄 일했지만 이대리는 화장실 한 번을 못 갔다.     


이제 차라도 한잔 마시며 숨 좀 돌려야지 하는 순간 팀장님 호출이다. “김대리가 일이 너무 느리네요. 그냥 두면 오늘도 일이 안 끝나겠어요. 옆에서 같이 좀 도와주세요.” 그럼 그렇지 휴식이 웬말이냐. 김대리 업무중 50을 나누어 가져온다. 오늘 또 야근이다. 이 와중에 김대리 저 인간은 남은 일도 그냥 두고 또 칼퇴근 하네?

      

4.

“팀장님, 저 그만두겠습니다.” 

셋째 날 이대리가 사표를 쓴다. 김대리는 자기 업무를 태만히 하고도 정시에 퇴근하는데, 본인은 남일 돕느라 연일 야근 해야하는 이 상황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눈치보던 이대리도 덩달아 그만 둔다. 김대리 없으면 자기 일 도와줄 사람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렸다.     


졸지에 최팀장은 사무실 남은 일을 혼자 다 처리하게 생겼다. 당장 새사람 뽑을 수도 없으니 한동안 독박 신세가 뻔하다. 혼자 그 고생을 전부 떠 안을 수는 없다. 에라, 나도 그만두련다. 이 사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능력이 부족한 김대리? 열심히 일한 이대리?      


5.

당연히 모든 책임은 최팀장에게 있다. 김대리가 업무에 펑크를 냈으면 김대리와 해결을 보았어야 한다. 위기를 모면하려고 잔머리 쓰느라 에이스 이대리까지 잃었다. 리더의 책임을 통감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본인 역시 도망치기 바쁘다. 리더 한 명이 제 역할을 못하면 이렇게 줄줄이 파국으로 이어진다.     


*3줄 요약

○업무력이 부족한 사람의 짐을 나머지에게 함부로 부과하면 큰일 난다.

○일 잘하는 사람 귀한 줄 모르고 함부로 부리면 전부 망한다.

○리더는 조금 귀찮고 번거로운 바로 그 일을 해결하라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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