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말과 글이 자꾸 길어진다면 : 짧은 문장의 매력>
1.
“이번 여행은 정말 큰 의미가 많았어서 다음부터 유럽에 올 때는 관광지만 다니는 대신에 역사 공부 열심히 하고 와야 보람 있을 것 같아요.”
도대체 무슨 말인가. 여러 가지 결함이 많지만 가장 먼저 고쳐야 할 부분은 멘트의 길이다. 제아무리 유명한 작가라도 문장이 길어지면 수습이 안된다.
2.
“짧게 짧게 끊으세요.”
세상의 모든 말 하기와 글쓰기 수업에서 매번 강조하는 내용이다. 길면 길수록 힘이 떨어진다. 기나긴 내용 중에 주어가 무엇인지조차 헷갈린다. 주어를 모르니 마지막 서술어 수습도 대략 난감해진다. 대충 ‘같아요’를 구겨 넣어 마무리한다.
짧은 문장은 긴 문장보다 무조건 유리하다. 일단 읽기가 쉽다. 읽는 사람의 문해력 논란에 휘말릴 우려도 적다. 문장 하나하나마다 의미가 분명하므로 상대가 이해하기도 편하다. 핵심이 분명히 드러나고 전하려는 메시지도 기억에 선명히 남는다. 큰 실수할 여지가 적으니 할 말 다 하고도 마음이 편하다.
3.
“짧게 하려고 해도 자꾸 길어져요.”
다 이유가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어떤 내용인지 자기 스스로도 잘 몰라서 그렇다. 단어 몇 개가 머리에서 떠오르면 그 즉시 마구 내뱉는다. 심지어 말하는 도중에 그다음 멘트를 생각하기도 한다. 두서없다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본인 의견에 자신이 없을수록 이런 현상은 심해진다. 확신을 갖지 못하니 당당할 수 없고 상대방 눈치만 살핀다. 누구라도 금방 손들고 내 말에 반박할까 봐 두렵다. 이말 저말 사족을 붙이면서 둥글게 둥글게 내용을 포장한다. 불필요한 유머나 겸손한 표현을 섞으며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려고 노력한다.
4.
간혹 의도적으로 긴 문장을 쓰는 사람도 있다. 주로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사람들에게 흔히 보이는 패턴이다. 교장선생님이 훈화 말씀하실 때처럼 다른 사람이 도중에 끼어들면 너무 싫다. 내 말이 전부 끝날 때까지 모두 다 침묵하고 경청하면 좋겠다.
내 의견만 옳고 다른 시각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마인드가 깔려있다. 건전한 토론은 처음부터 거부한다. 대화는 원치 않으며 일방적인 강의와 전달만 하려 한다. 그 누구도 감히 본인 말에 반론을 제기하면 안 된다. 자신의 말로 상대를 무릎 꿇게 하거나 압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5.
“박물관 참 근사했어요. 음식도 정말 맛있었고요. 이제 역사 공부 열심히 하기로 결심했어요. 꼭 다시 오고 싶네요.”
말이나 글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그저 떠오르는 대로 계속 던지며 이어가도 된다. 이렇게 쉬운 길을 놔두고 그동안 너무 힘들게 살아왔다.
*3줄 요약
◯긴 문장은 메시지 전달력을 떨어뜨리고 이해를 방해한다.
◯짧은 문장은 핵심을 명확히 하고 실수를 줄여준다.
◯자신감 부족이나 권위의식이 긴 문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