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나와 당신의 옳음은 서로 다를 수 있다 : 나의 선택은 항상 옳다>
1.
“저는 이 상황에서 창업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은 왜 그렇게 반대하시는 거죠?”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다 멘토에게 자문을 구한다. 은근히 창업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는데 멘토는 취업을 권한다. 더 혼란스럽기만 하다.
2.
“선생님이 제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나보다 경험이 많은 분이니 지금 내가 겪는 어려움도 이미 거치셨을 확률이 높다. 그 기억에 탁월한 안목까지 더하여 금방 정답이 튀어나오길 기대한다.
한 가지 큰 걸림돌이 있다. 상대방 멘토가 아무리 신경 쓴다 해도 지금의 내 처지를 100%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수학 문제처럼 인생에도 정답이 존재하면 좋겠지만 실제 선택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히 결론나지 않는다. 사람마다 가치관과 처지가 전부 제각각이라서 그렇다.
3.
“당연히 학교에 남을 줄 알았는데 개원하기로 결정했다고?”
경희대 한방병원 인턴 레지던트를 마칠 때 교수님께 개원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당연히 학계에 몸담을 줄 알고 계셨다가 놀라시는 눈치였다. 나도 아쉬웠지만 공부하고 강의만 하며 지낼 여건이 되지 않았다.
“잘못 생각한 거야, 그냥 학교에 남아.”
친구들도 한마디씩 보탰다. 분위기에 취하면 안 된다. 어디까지나 타인의 옳음일 뿐이다. 나는 나의 옳음을 좇아야 한다. 내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온전히 감당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 이후 박사학위를 따고 시간강사를 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학문적 갈증을 해결했다.
4.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사람들은 여러 가지 데이터와 자료부터 모은다. 최대한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고 애쓴다.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주어진 상황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이만하면 됐다. 이제 누가 뭐라고 할 여지도 없이 깔끔한 결론이 나왔다고 여긴다. 과연 그런가.
“여보, 당신 생각은 어때?”
누구라도 기업의 M&A 같은 엄청난 일은 CEO가 전문가들 의견을 참고하여 결정하리라 생각한다. 종종 의외의 과정을 거친다. 그의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그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본인 결정이 결국 가까운 사람들의 행복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5.
세상에 완벽하게 객관적인 판단은 없다. 모든 결정에는 그 사람만의 특별한 상황과 처지가 반영되어 있다. 주위 조언은 참고만 하고 최종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결과까지 당당히 책임질 수 있다. 누군가의 옳음이 내가 생각하는 옳음과 다르더라도 그 역시 존중해야 할 선택이다.
*3줄 요약
○같은 상황이라도 각자의 처지와 환경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가까운 사람의 행복까지 고려한 선택이 나에게는 최선의 결정이다.
○남의 조언은 참고만 하고 최종 판단은 스스로 내려야 기꺼이 책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