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9
<원숭이를 보면 백두산이 떠오르는 사람 : 사고의 비약 다루기>
1.
“오늘 저녁은 카레구나. 우리 작년 제주도 여행 갔을 때 참 재미있지 않았어?”
다들 멀뚱멀뚱 눈만 끔뻑인다. 카레에서 갑자기 왜 제주도로 튀었을까. 무슨 연관이 있는지 열심히 따져 보았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고를 비약시키면 남들은 금방 따라잡기 어렵다.
2.
“참 답답하네, 카레가 노랗잖아. 노란색 하면 당연히 유채꽃이고 유채꽃은 제주도지. 다들 이 정도 생각은 당연히 하지 않나?”
정말 놀랍다. 그 짧은 순간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저렇게 멀리 가다니. 의식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어려운 사람이다.
예전에 일본여행 갔을 때도 원숭이를 구경하다가 갑자기 백두산 이야기로 튄 적이 있다. 원숭이 엉덩이가 빨갛다는 사실에서 시작해 사과 바나나 기차 비행기를 거쳐 백두산에 안착했다.
회의할 때도 이런 식으로 독특하게 말하다 보니 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다. 본인에게는 자연스러울지 몰라도 남들에게는 그저 이리저리 튀는 럭비공에 불과하다.
3.
이런 사고패턴을 무조건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때로는 이런 방식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어지기도 한다.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연결고리를 만들고 어느새 창의적인 솔루션에 도착한다. 스티브잡스가 캘리그래피 수업을 들은 뒤 매킨토시의 혁신적인 폰트 시스템을 개발한 사례가 여기 속한다.
다들 흔하지 않은 새로운 시각을 찾아 헤매는 동안 그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특이한 의견을 내고 있다. 주위 사람들이 그 참신함을 수용할 안목이 있다면 박수를 받겠지만, 잘못하면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는다며 질책을 들을 수도 있다.
너무 과하지 않게 컨트롤해 주는 동료나 리더를 만나면 순풍에 돛을 단 듯 그 위력을 더한다.
4.
리더가 이런 타입이면 어떻게 될까.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자신만의 논리에 빠져 이야기를 계속 풀어간다. 남들 듣기에는 연결고리가 약하여 말이 안 되지만 본인은 확신에 가득 차 있다. 제품 색깔이 파란색이니 바다 근처 매장에서 여름에 팔아야 한다고?
“내 감각은 언제나 정확해.”
주변에서 과거 데이터나 시장조사 결과를 제시해도 절대 고집을 꺾지 않는다. 결국 팀 전체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다. 뒤늦게 아차 싶어도 이미 늦었다. 그때 왜 자기를 끝까지 말리지 않았느냐며 옆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한다.
5.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사고의 비약을 ‘확산적 사고’라고 부른다. 이 패턴이 논리의 비약에 빠지지 않도록 적절히 통제하는 능력이 창의성을 끌어내는 핵심이다.
머릿속에서 좋은 생각이 마구 피어나기 시작하면 잠시 진정하라. 소리내어 중얼거리거나 마인드맵을 그려 설명해 보자. 주위 그 누구라도 피드백을 해줄 수 있다.
*3줄 요약
◯나에게 자연스러운 연결고리가 남에게는 황당한 비약으로 보이기도 한다.
◯독특한 사고의 흐름이 리더의 중요한 결정과정에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생각이 마구 튈 때는 소리 내어 말하며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