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6
<남들은 당신의 모든 말과 행동을 기억한다 : 오늘의 소통이 내일의 평판으로>
1.
“재고 확인하고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필요한 물품이 있어 거래하는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그새 담당자가 바뀌었는지 낯선 목소리다. 20년이 넘는 거래내역이 컴퓨터에 뻔히 보일 텐데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는다.
일주일째 연락이 없어 결국 다시 걸었다. 같은 멘트만 반복한다. 20년 인연이 전화 두 통으로 산산조각 났다.
2.
28년째 여러 업체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단가 500원까지 비교해 가며 수시로 업체를 갈아타는 타입은 아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필요한 그 업무만 제대로 처리해 주면 만족한다. 친절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점점 그 정도 업무력조차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1년쯤 지난 어느 날 낯선 번호로 전화가 온다. 그때 그 담당자다. 내 휴대폰에 저장된 번호는 딱 두 종류뿐이다. 챙겨야 할 사람, 그리고 기억해야 할 사람.
그 회사를 나와 새로 창업했다고 한다. 특별 혜택을 주겠다며 호객멘트를 늘어놓는다. 그 사람 기억력이 나쁘든, 내 기억력이 나쁘다고 생각했든 어느 쪽도 잘 이해가 안 간다.
3.
강연이나 글기고 관련 컨택이 올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곤 한다. 문자나 메일로 의뢰를 받으면 바로 답신을 보낸다. 일이 성사되기도 하고 틀어지기도 한다.
제일 기분 나쁜 경우가 ‘읽씹’이다. 내가 보낸 답신을 분명 읽었는데 아무 응답이 없다. 그중 일부는 몇 달 뒤에야 연락이 오기도 하지만 100% 거절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뿌린 말과 행동의 씨앗이 얼마나 생명력이 강한지 잘 모른다. 조직의 배경만 믿고 자신이 갑이라고 착각하며 기고만장한 태도일 수 있다.
호가호위 고사성어 내용대로 평생 등 뒤에 호랑이를 데리고 다닐 수는 없다. 여우가 호랑이 곁을 떠나는 순간 그동안 꾹 참았던 사람들 분노가 한순간에 폭발한다.
4.
‘나중을 위해 지금 잘하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 말 역시 일종의 기회주의로 보인다. 결국 나중에 이득을 보고 싶으면 지금 잘하라는 말처럼 들린다.
인간관계를 그렇게 이해타산의 관점으로만 보지는 말자. 심지어 거래처 상대라 하더라도 결국 인간 대 인간의 소통과 약속으로 이루어진 관계다.
진정한 프로는 당장의 이익이나 미래의 보상을 계산에 넣고 행동하지 않는다. 1년 뒤, 5년 뒤, 10년 뒤까지 상상해 가며 잔머리 굴리지 않는다. 그저 지금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만 신경 쓴다.
단, 절대 아무렇게나 하지 않고 제대로 하려고 애쓴다. 하기로 한 일을 약속대로 수행하는 정도 만으로도 톱클라스 소리를 듣는다.
5.
“그렇게 불친절하셨으면서 무슨 염치로 이런 부탁을?”
대부분 그런 직설적인 멘트 대신 생각해 보겠다는 말로 우아하게 마무리한다. 그도 언젠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겠지만 오늘은 아니다. 구태여 그 인생에 끼어 도움을 주고 싶지는 않다.
당신도 지금껏 싫은 소리 들은 적 없다고 너무 자신만만해하지 말라. 매 순간이 당신의 평판을 만들고 생각보다 꽤 오래간다.
*3줄 요약
◯일상 속의 언행은 상대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는다.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지금 해야 할 일이니까 최선을 다하자.
◯진정성 있는 태도와 기본에 충실한 행동만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