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35
<해고는 누구 책임일까>
1.
“저... 이번 달까지만 일하고 이제 그만 나오세요.”
/“뭐라구요? 왜요, 제가 왜요!!”
해고는 스트레스다. 해고를 당하는 입장은 말할 것도 없고, 통보하는 사람도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좋은 인연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아름다운 이별은 훠어얼씬 힘들다. 아파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 아프니까 리더다.
2.
해고를 결심하게 된 이유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 A씨와 함께 일할 수 없을만한 중대한 결함이 새로 발견되었는가, 아니면 한순간 욱하는 마음인가. 해고하기로 결심한 동기는 소파구석에 처박힌 양말한짝으로 이혼도장 찍는 부부처럼 사소한 일들이 대부분이다.
연락 두절된 상태로 2시에 출근하거나, 근무 중 탕비실에서 1시간동안 낮잠 잘 때는 오히려 잘 참았다. 오늘아침 9시 4분에 출근하는 순간, 쌓였던 그 모든 에너지가 폭발한다. 손에 피묻히기 싫어 그동안 문제 상황마다 대충 적당히 넘어갔으니, 지금의 버럭은 다들 황당해 한다. 리더는 지금 이순간 기준점을 넘어 정당하게 화를 냈다고 생각하지만, 중간과정이 없으면 갑질로 보일 뿐이다.
3.
회사는 친목단체가 아닌 2차집단이다. 서로 마음이 안 맞는다고 흥칫뿡 토라질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혹시 리더의 취향에 안 맞는 부분이 눈엣가시처럼 얄미워 보인 것은 아닌가. 일자별로 쪼개어 차근차근 업무를 하든 만기일 근처에 몰아서 하든, 정해놓은 기일만 어기지 않으면 터치하지 않아야 한다.
성실한 리더는 당일치기 스타일이 영 못마땅하다. 꼼꼼한 리더는 일일이 보고하지 않는 스타일이 너무도 불안하다. 물론 서로 합이 맞으면 제일 좋다. 배우자나 자녀와도 말이 안 통하는 판에, 돈으로 묶인 남이 내 뜻대로 움직여주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이다. 남들 눈에는 내가 독단으로 보인다.
4.
해고에 대해 리더가 책임져야 하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가 남았다. 리더가 직접 그 사람을 뽑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거나, 이런 행동을 할지 예상 못했다는 말은 모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트러블이 포착되면 즉시 해결해야 한다. 리더의 조직경영은 인사와 채용이 전부다.
그 사람이 내 눈에 아무리 문제가 많아 보여도, 만일 내가 뽑지 않았다면 손발 잘 맞는 회사에서 룰루랄라 신나게 일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사람이 나와 일하면서 악의를 가지고 일을 망치는 상황이 아니라면, 늘 본인모습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5.
“클럽에서 술 마시고 새벽까지 노느라, 어제 힘들어서 못 나왔다면서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창 나이에 얼마나 놀고 싶겠어요. 그런데 미리 연락도 없었고, 하루 종일 톡에 답장도 없이 잠수를 타는 행동은 좀 문제가 있어요. 게다가 같은 행동으로 시말서만 벌써 3번째죠?
우리 회사는 규모가 작아서 자유롭게 쉴 수도 없으니, 김선생님과는 상황이 잘 안맞네요. 시간활용이 자유롭고 동료끼리 서로 커버하기도 좋은 큰 조직에서 일하시는 편이 좋겠어요. 아쉽지만 서로 스트레스 그만 받고, 발전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내 마음에 안 든다고 상대를 낙오자취급하면 안 된다. 다들 어디선가 제 몫을 하며 잘 살아갈 소중한 존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