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36 <퇴사전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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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전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


1.

“우리 팀장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도저히 못 견디겠어.”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 퇴사사유는 상사 및 동료와의 갈등이 압도적 1등이었다.

다른 조건은 참고 견딜 수 있어도, 사람사이 스트레스는 정말 어쩔 도리가 없다. 이력서 한 줄을 위해 1년 채우려고 무던히 애썼지만 이제 다 포기했다. 퇴사전 마지막으로 챙겨야 할 항목들은 무엇이 있을까.


2.

첫 번째, 정말 퇴사가 답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자. 퇴사이후의 행로는 크게 이직이나 창업 둘 중 하나다. 만약 이직을 생각한다면 지금 이 사무실을 떠나려는 이유가, 다른 직장에서는 절대로 재현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어느 사무실에 가나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면, 이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창업을 선택한다면 좀 더 복잡해진다. 이직 케이스처럼 퇴직사유를 놓고 깊이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내가 창업을 감당할만한 역량이 되는지 잘 따져보아야 한다. 비슷한 업종으로 창업한다면, 내가 비난한 상사들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어야 한다. 커피전문점이나 치킨 집은 쉽겠거니 생각하면 더 큰 오산이다. 자영업은 당신이 한 번도 발을 디뎌보지 못한 신세계다.


3.

두 번째, 퇴사하기로 마음을 굳혔으면 그 순간부터 입단속을 시작하자. 기분 안 좋게 퇴사하더라도 마무리는 잘해야 한다. 끝없이 나를 갈구던 팀장에게 마지막으로 큰 소리한번 내며 쏘아붙이고 싶겠지만 꾹 참자.

싸움은 상황을 개선시킬 가능성이 있을 때나 벌여야 한다. 말 안 통하는 김팀장과 거세게 충돌하면, 한순간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피해는 고스란히 내 몫이다. 김팀장 본인이 업계에 이상한 소리하며 나를 힘들게 할 수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나머지 동료들의 시선이다. 동료들은 나를 피해자로 생각하며 안쓰럽게 여기고 있는데, 팀장님과 싸우느라 그들까지 나를 안 좋게 보면 곤란하다.


4.

세 번째, 인수인계에도 신경을 쓰자. 마음은 이미 떠났지만 그 회사의 그 일은 계속 굴러가야 한다. 뒤도 돌아보기 싫은 그 회사를 위해 끝까지 헌신하라는 말은 아니다. 어쨌든 맡은 일을 잘 마무리하는 모습은 당신의 아름다운 업무태도로 사람들에게 각인된다. 남좋은 일이 아닌, 당신 이미지관리를 하라는 말이다.


김팀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 험담을 아무리 늘어놓더라도, “그 사람 일처리는 어떤가?” 질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도록 만들어 놓아야 한다. 평소 업무가 부실했더라도, 마지막 인수인계만 잘하면 이미지는 급상승한다. 안 좋은 기분으로 퇴사하는 마당에, 다양한 방법으로 골탕 먹이는 사람이 널렸기 때문이다.


5.

퇴사가 너무 일상적인 시대가 되었다. 어르신들은 아직도 자녀들에게 뼈를 묻을 각오를 권하시지만, 이미 우리나라 근무환경은 너무도 많이 변해 버렸다. 이직을 하든 창업을 하든, 자신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있다.


단, 자기 자신의 문제까지 남탓으로 돌리면 안 된다. 사회에 첫발을 디딘 후 사회생활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라면, 전적으로 당신 본인의 문제다. 어느 쪽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싶으면 길을 막고 물어보자. 당신 말이면 무조건 맞아맞아 맞장구치는 지인들은 소용없다. 믿을만한 안목을 가지고 있으면서, 당신에 대한 애정이 있는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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