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9
<한 마디 더 건네는 품격 있는 설명의 힘 : 단답형 답변은 이제 그만>
1.
“김대리, 어제 거래처 박과장님 하고 저녁은 잘 먹고 왔어요?”
“네.”
평소에도 새침하게 단답형으로만 대답하는 김대리인 줄 이미 잘 알고 있다.
알아도 늘 상처받는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넘어갈 수 없게 생겼다.
2.
팀장이 오후에 박과장과 통화할 일이 있었다.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김대리 호출이다.
“어제저녁때 식당에서 수도가 터져서 난리 났다면서요?”
“네, 그랬죠.”
“아니, 그런 일이 있었는데 왜 보고를 안 합니까?”
“저녁 잘 먹고 왔느냐고만 물으셔서 그렇다고 대답했는데요.”
지금은 중학교 영어 듣기 평가 시간이 아니다. 상대가 묻는 말에 알맞은 대답을 했는지 여부가 핵심은 아니다.
상대가 “Good morning.” 인사해도 필요하다면 “I’m fine. And you?”라는 기계적인 답변 대신 특별한 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보자.
“아침부터 몸이 으슬으슬하고 목이 아프네요.” 묻는 말에만 짧게 대답하는 멘트보다 훨씬 품격 있다.
3.
대화는 살아있는 사람끼리 의사소통을 하는 행위다. ‘네, 아니요’로만 대답해야 하는 퀴즈쇼가 아니다.
맥락을 포함한 상황까지 전달해야 제대로 된 설명이다. 설명 없이 최소한의 응답만 억지로 하려고 들면 순조로운 대화는 이미 기대하기 어렵다.
이 원칙은 소개팅자리에서도 써먹을 수 있다. 상대가 내게 호감이 있는지 없는지 궁금할 때 가장 정확한 판단기준이 있다. 주고받는 대화의 비율을 따져보면 된다.
5대 5 정도면 가장 좋다. 상대가 짧은 대답만 이어가며 9대 1 비율이라면 얼른 손 털고 일어서자. 당신 혼자 아무리 애쓴다고 해도 분위기 좋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4.
질문을 던지는 입장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상대가 대화하기를 꺼리며 소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필요한 내용은 다시 묻고 확인해야 한다.
특히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거나 여럿이 팀워크를 이루어 일하는 사람은 더더욱 신경 써야 한다.
“환자분 괜찮으세요?”
“네.”
상대가 썰렁하게 대답했다고 해서 나까지 그대로 대화를 끝내면 큰일 난다. 나중에 문제가 생길 때 “제 잘못이 아니에요. 저분이 분명 괜찮다고 하셨다니까요.” 따지고 들 셈인가.
상대방이 알아서 자세히 설명하면 제일 좋겠지만 차선책으로 본인이 말문을 열고 다가서기라도 하자.
5.
“식사하는 중에 수도관이 터져서 저희 신발이 다 젖었어요. 식당 쪽에서 죄송하다고 비용도 빼주셨죠. 박과장님은 허허 웃으면서 화도 안 내시더라고요. 마음이 넓으신 분이더군요.”
남도 아닌 거래처 담당자와의 식사자리에서 생긴 일이다. 작은 사건 하나도 업무적으로 중요한 정보가 된다.
팀장은 박과장 파일에 그 사건을 메모해 둔다. 김대리도 더 믿음직스럽게 보인다.
*3줄 요약
◯짧은 응답대신 상황과 맥락까지 설명하면 책임감 있는 소통이 완성된다.
◯단답형 대답은 쓸데없는 오해를 낳으며 서로에게 손해다.
◯자발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면 상대에게 전문적이고 믿을만하다는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