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 <내 마음속 정답은 나만 안다~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320

<내 마음속 정답은 나만 안다 : 함정식 소통은 이제 그만>


1.

“그 친구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야. 호텔 결혼식인데 겨우 이만큼만 내다니.”


결혼식 축의금은 관세 협상만큼이나 어려운 난제다. 상대가 내 결혼식에 냈던 금액, 결혼식 장소의 차이, 친분의 강도까지 변수가 너무도 많다.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해도 상대는 삐친다. “흥, 네 결혼식 이후로 벌써 몇 년인데 물가상승률에 이자까지 감안해서 더 냈어야지.”


2.

축의금 논란처럼 사람사이 소통에 사실상 정답을 미리 정해놓은 문제들이 있다. 상식과 객관적 기준으로 논할 성격이 아닌 어느 한 사람 마음속에 자기만의 정답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다.


제삼자는 그 마음속을 알 길이 없다. 정해놓은 그 숫자를 정확히 맞히면 빙고지만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낭패를 본다. 시간 내어 참석해 준 성의만으로 감사할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축의금 명세서를 미리 통보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5년 전 내가 낸 축의금이 15만 원, 이번에 나는 호텔, 전부 감안해서 영철이 네가 내야 할 축의금은 25만 원.”


금액을 먼저 말할 용기도 없고 상대가 낸 금액에 만족할 자신도 없으면 차라리 가족끼리 스몰웨딩을 권한다.

3.

“제가 몇 살로 보이세요?”

“30대 초반 정도?”

“헐! 그렇게 늙어 보인다고요? 저는 29살인데요.”


대표적인 함정식 소통이 나이 질문이다. 질문한 사람은 과연 상대방 의견이 궁금해서 물었을까. 실제 나이보다 2살이나 3살 어린 나이를 기대하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정확한 나이가 나오거나 너무 어린 나이, 심지어 더 많은 나이가 나오면 기분 나빠한다. 어느 개그맨처럼 “3살”이라고 농담을 건네야 안전하다.


4.

“요즘 운동 열심히 하고 피부관리도 많이 받았는데 제 나이 40살보다 좀 어려 보이나요?”


차라리 이렇게 대놓고 칭찬을 요구하는 편이 낫다. ‘나는 지금 당신의 냉정하고도 정확한 판단을 기대하고 질문하지 않았다. 최대한 내 기분에 맞춰달라.’ Ok, 얼마든지 가능하다.

“무슨 말씀을요, 30대 초반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처음부터 상대를 시험에 들게 하지 않으니 상대방도 유머스럽게 대답할 수 있다. 서로 깔깔 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다음 대화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질문이 아닌 동의를 구하는 표현이므로 소통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5.

이처럼 내 마음속에 정답을 숨겨두고 상대가 맞히길 바라는 행동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자기 마음대로 출제자 입장이 되어 상대를 테스트하는 셈이다.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도 모르지만 그 말을 듣는 상대방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포기할 수 없는 기대치가 있다면 그 속마음을 먼저 표현하는 방식이 낫다.


*3줄 요약

◯축의금과 나이질문은 상대방 마음속의 정답을 맞혀야 하는 불공정한 테스트다.

◯함정식 소통은 상대를 시험하는 일종의 테스트이므로 관계에 상처를 남기기 쉽다.

◯마음속 정답을 맞히게 하는 대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편이 낫다.



슬라이드1.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1319 <한 마디 더 건네는 품격 있는 설명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