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9 <같은 말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들릴까>

@1359

<같은 말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들릴까>


1.
“제가 팀장이 된 이상 회의 때는 무조건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겠습니다.”


다들 기립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신입 김사원은 이제 딱딱한 회의시간이 많이 달라지겠구나 하며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어라, 회의시간이 오히려 더 살벌해졌다. 어찌 된 일일까.


2.
“김사원, 제 말은 의견이 아니라 지시인데 왜 자꾸 토를 다는 거죠?”

속사정은 이러했다. 전임 팀장은 직원들을 아무개야 부르며 반말을 했는데 내부승진한 김팀장은 그 광경이 영 못마땅했다.


‘모두 상호존대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다들 좋아하겠지?’

팀장이 되자마자 ‘수평적 문화’라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었다.


“토다는 말이 아니고요 수평적 문화를 지향한다고 하셔서 그저 제 의견을 잠시 말씀드렸어요.”


김사원은 수평적이라는 말을 다르게 해석했다. 권위적이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모두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이는 분위기를 상상했다. 그전 팀장님이 말은 거칠어도 건의사항은 훨씬 잘 들어주셨는데.


3.
같은 단어를 주고받았지만 실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 셈이다.


팀장은 존댓말을 쓰며 예의 바르게 대하는 방식이 수평적이라고 생각했고, 김사원은 직급 상관없이 자유롭게 대화하며 수직적 권위를 타파하는 분위기로 이해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분명 같은 한국말로 소통했는데 어쩌면 이렇게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 현상은 누가 맞고 누가 그른지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니 객관적인 판단은 불가능하다.

해결책은 하나다. 소통할 때 사례중심으로 훨씬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4.
의외로 이렇게 말장난 같은 트러블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엄마가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면 아들은 이미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해서 속을 긁는다. 엄마의 ‘열심’은 12시간 책상에 앉아 꼼짝도 안하고 코피를 흘리는 광경이다. 아들은 학원수업 한 번도 안 빼먹고 잘 다니는 일상이 ‘열심’이다.


서로 다른 사전을 들고 상대방 말을 해석하려고 하니 번역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갈등이 생기면 모두 상대 탓만 한다.


문해력이 좋든 나쁘든 소통에는 전혀 상관이 없다. 철저히 눈앞의 상대방에게만 집중하며 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면 된다. 같은 단어를 써도 이 정도인데 말 줄임 단어나 업종 내 전문용어까지 남발하면 도저히 수습이 안 된다.


5.
“팀장님이 말씀하시는 수평적 문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핵심 단어가 나올 때마다 질문하고 답하며 서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자.


조금 귀찮고 번거롭지만 오해로 인한 갈등은 훨씬 줄일 수 있다.


*3줄 요약

◯같은 단어도 사람마다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며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추상적 표현일수록 오해가 생길 확률이 높다.

◯중요한 단어가 나오면 즉시 구체적인 의미를 다시 질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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