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0
<남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포장된 무의식적 동기>
1.
“저 사람은 정말 천사야. 남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아.”
잘 찾아보면 우리 주위에 남에게 유독 헌신적인 사람이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때로는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마저 든다.
2.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한데요, 이제부터는 제가 알아서 해 볼게요.”
그 선의에 어울리지 않게 상대와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상대방이 도움을 거부하거나 다른 방식을 원할 때 유독 강하게 부딪친다.
상대가 원치 않아도 ‘당신을 위한 행동’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자기 행동을 계속 고집한다. 상대방 의견은 가볍게 무시한다. 마치 자신만이 정답을 알고 있다는 듯 행동한다.
연인을 간섭하거나 자녀에게 집착하는 모습, 또는 신입을 통제하려는 선임의 고집까지 다양한 상황 속에서 그런 태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3.
이러한 패턴의 뒤에는 주로 과거의 상처가 숨어 있다. 예전에는 무기력한 피해자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남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 능력을 바탕으로 남의 행동을 좌지우지하는 입장을 취하며 오랫동안 고통받았던 피해자 위치에서 벗어나려 한다.
의료진이나 교사, 상담사 같은 직업군에서 이런 유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준을 넘어 지나치다 싶을 만큼 마음을 쓰며 빠져든다.
그들은 메디컬 드라마 속에서 강력한 권력으로 환자를 통제하며 구하는 모습을 보며 과거의 자신이 구원받는 듯한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4.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일단 의도 자체가 선의로 포장되고 나면 그 어떤 행동이라도 스스로 정당화하기 쉽다.
상대가 자신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지 않거나, 심지어 고마워하는 표정도 짓지 않으면 엄청난 분노를 느낀다. 피해자 입장에서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힘없이 당하기만 했던 자신의 과거가 떠오른다.
자신이 받지 못한 구원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려 들면 부작용이 생긴다. 상대방보다 자신의 구원이 우선이므로 상대의 자율적인 마음보다 자신만의 각본에 상대를 끼워 맞추려 든다. 이렇게 투사된 행동은 상대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
적절한 선을 잘 지킬 수만 있다면 남에 대한 선행은 아팠던 자기 마음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5.
이런 패턴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자기 자신부터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지금 이 행동이 정말 필요한가, 내가 이 사람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어 하지는 않았는가.
곤경에 처한 타인을 자신의 치유에 필요한 수단으로 삼으면 결국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3줄 요약
◯남에게 지나치게 헌신적인 사람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무의식적 동기가 있을 때가 많다.
◯선의로 포장된 행동이지만 실제로는 상대를 자신의 시나리오에 맞추려 들기 쉽다.
◯먼저 자신의 내면부터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며 타인을 치유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