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8 <정말 간절한가, 그럼 왜 가만히 있는가>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388

<정말 간절한가, 그럼 왜 가만히 있는가>


1.

“강정호 선수가 워낙 대선배잖아요. 한참 어린 후배들이 궁금한 점 있다고 먼저 연락하기가 쉬울까요?”


은퇴 후 야구교실과 유튜버 활동을 하고 있는 강정호선수. 마이너와 메이저리그의 한국선수들을 분석하는 영상을 자주 올린다.


왜 후배들이 자기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느냐며 아쉬워하자 PD가 질문을 던졌다.


2.

“그건 아니에요. 어려워서 먼저 나서지 못한다면 간절하다고 볼 수 없죠. 절실한 사람이 자기 살길을 찾아야죠.”


직설적이고도 단호한 대답이다. 강정호선수도 미국 진출 후 슬럼프에 빠지자 잘 알지도 못하는 추신수선수에게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야구를 잘하고 싶으면 이것저것 가릴 이유가 없다는 마인드였다.


그는 한국에서 건너온 후배들이 다 잘되기를 바라지만 자신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다. 오죽하면 후배들의 각종 경기영상을 구해서 분석한 뒤 먼저 메일을 보낼 때도 있다고 한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당사자보다 옆에서 지켜보며 도와주고 싶어 하는 사람 마음이 더 애달프다.


3.

오래전 K팝스타 오디션 프로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YG JYP SM 3대 연예기획사 대표들이 참가자들을 한 명씩 캐스팅하는 날이었다.


SM에서 나온 보아는 마음에 드는 지원자가 없다며 마지막 캐스팅 자리를 비운 채 녹화를 마쳤다. “저, 잠깐만요.” 스탭들이 철수하는 그 순간 이정미 참가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 한 장 남은 카드에 제가 도전하고 싶어요.”

자신의 무대를 선보이고 이미 탈락한 상태였지만 당당히 용기를 냈다. 보아는 아무 노래나 해보라며 다시 기회를 주었다. 이정미의 노래가 끝났다.


“지금까지 들었던 이정미 양의 노래 중 최악이었어요. 하지만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혼자 손들고 나왔죠. 그 정신을 잊지 마세요. SM은 이.정.미.양을... 캐스팅하겠습니다.”


4.

얼마 전 북토크 강연회에서 겪은 일이다. 준비한 강연을 마친 뒤 객석에서 다른 선생님들의 좋은 말씀을 끝까지 듣고 있었다.


“저, 잠시 질문 좀 드려도 될까요?” 쉬는 시간에 한 분이 말을 걸어오셨다. 작은 벤처를 운영하는 대표님이셨다. "직원들과 격 없이 편하게 지내고 있는데 유독 한 명이 그 방식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불편해하네요. 제 태도를 바꿔야 할지 고민이에요."


“대표님 방식을 바꾸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직원분에게는 그렇게 밀착형 사회생활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요. 대표로서 일관된 소통방식을 취하시려 하지 말고 직원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대하시면 어떨까요?”


미처 그런 생각은 못해보셨다고 했다. 놓치고 있었던 새로운 관점을 듣게 되어 감사하다고 하셨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신 덕분에 작은 문제를 하나 해결하고 가셨다.


5.

사람들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도 이상하리만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괜히 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무시당하면 어떡하지?’ 혼자 온갖 상상만 하다가 주저앉고 만다.


나는 지금도 책을 읽다가 강한 느낌을 받으면 저자에게 선물을 보내고 식사를 제안한다. 99번 거절당하면 어떤가. 단 1번만 성공해도 나에게는 엄청난 대박인데.


내가 가만히 기다린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딩~동’ 대문 앞에 슬기로운 솔루션 한 박스가 저절로 배송되는 일은 없다.


*3줄 요약

◯간절하다면 체면이나 두려움 때문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먼저 나서서 기회를 만들어왔다.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절대 해답이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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