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0 <혼자 결정하는 사람은 피드백을 무시한다>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390

<혼자 결정하는 사람은 피드백을 무시한다>


1.

“회식 날짜를 정해야겠어요. 다들 언제가 좋은지 단톡방에 올려주세요.”


팀원들이 날짜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눈에 봐도 날짜가 제각각이라 결론을 내리려면 한참 대화가 오가야겠구나 싶었다.


바로 그때 팀장님 톡이 쑥 올라온다. “다음 주 금요일로 정할게요, 이의 있는 분은 따로 찾아와서 말씀하세요.”


2.

“팀장님, 이렇게 정하시면 어떡해요. 피드백을 좀 받아서 의논이라도...”

“미리 의견 물었잖아요, 그게 피드백이죠.”


피드백은 단순한 의견수집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보완책이다. 피드백의 정의는 어떤 행동이나 결과에 대한 평가를 제공하여 개선하거나 다음 단계의 지침을 얻는 절차다. 즉, 주어진 정보에 대한 2차적인 판단과 느낌을 되돌려주는 단계다.


팀장은 팀원들 의견을 수집하기만 하고 그들의 생각을 묻는 피드백의 절차를 무시했다. 의견을 참고하여 독단적으로 결정하면 고집이 아니라고 착각하고 있다.


특히 사람에 관한 데이터일수록 더더욱 그 미묘한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원하는 날짜를 질문했으니 그에 대한 답만 올렸지만 각자 하고 싶은 말은 더 많다.


3.

소통방법 중에 ‘백트래킹(Backtracking)’이라는 기법이 있다. 상대의 발언을 듣고 간략히 요약한 뒤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덧붙이는 패턴이다. “아, 지금 업무가 많아서 몸이 힘들구나. 그러면...”


단순히 문장 일부를 앵무새처럼 따라 하면 소용없다. 대화에 집중하여 나름대로 맥락을 파악한 뒤 자신만의 언어로 간략히 요약해야 의미가 있다. 상대방에게도 의도했던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기회가 된다. 간접적으로 피드백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대화법이다.


“한국사람은 한국어 당연히 잘 알아듣지 않나요? 초등학생도 아니고 방금 한 대화를 번거롭게 또다시 요약할 필요가 있을까요?”


피드백이나 백트래킹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어는 절대 쉽지 않다. 아니, 인간사이의 언어로 소통하는 자체가 원래 그렇게 까다롭다. 사람들은 대체로 들리는 대로 듣지 않고 듣고 싶은 대로 들으려는 습성이 있다.


4.

대화할 때 입을 꾹 다물고 남의 이야기만 가만히 듣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정보를 수집한 뒤 혼자 결정하겠다는 의도다. 누군가 조언을 해주어도 아무 대꾸조차 없다.


“내 말이 별로야?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그래?”

“아니, 너무 좋아. 잘 들었고 그대로 해보려고 마음먹었는데?”


피드백이나 백트래킹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자신이 들은 대로 전부 정확히 파악했다는 자신감의 소유자, 또 하나는 들은 내용을 참고하되 분석과 결정은 무조건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고집의 소유자다.


들은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서로 조정이나 합의를 마쳐야 대화가 완성된다. 자신이 들은 말은 모조리 기억했으니 따로 대꾸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 곤란하다. 대화는 일방적인 강의와 다르다.

5.

피드백이라는 단어가 상대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로 통하는 경향이 있다.


김사원이 서류를 제출한 뒤 차렷자세로 서있고, 팀장님은 다리를 꼬고 앉아 빨간펜으로 동그라미 치고 엑스표 하는 모습을 연상하기 쉽다.


피드백은 그저 상대에게 전달받은 정보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말하는 과정일 뿐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3줄 요약

◯의견수집에서 끝나지 않고 그 말에 대한 피드백까지 마무리해야 좋은 소통이다.

◯백트래킹은 오해를 줄이고 소통의 질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고 자신의 판단을 전하지 않으면 일방적인 강의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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