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1
<웃음만 팔다가 신뢰까지 잃는 사람>
1.
“다음 주 너 생일이네. 호텔 뷔페라도 가서 밥 먹어야지? ㅎㅎ”
“에이, 무슨 호텔. 내가 무슨 갑부집 아들이냐.”
친구끼리 카톡으로 싱거운 농담을 주고받는다. 그러다 생일 당일이 되었지만 아무 일도 없이 그냥 지나간다.
2.
“내 생일인데 그냥 지나가면 어떡해?”
“무슨 소리야, 내가 밥 먹자고 했더니 네가 싫다며?”
평소 말투 자체가 진심인지 농담인지 구분도 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그는 적당한 허세와 어느 정도의 개그욕심이 버무려져 상대에게 웃음을 자아내려 애쓴다.
어색한 분위기도 금방 화기애애하고 부드럽게 바꾸는 능력자다. 어디서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니 남들도 그 멘트에 맞장구 치며 호응한다.
처음 한두 번은 좋았다. 매번 그런 식으로 핵심을 비켜가며 가벼운 대사를 치니 점점 본심이 의심스럽다. 싫은 마음으로 완곡하게 거절하는 표현인지, 말하기 꺼려지니 화제를 돌리려는 마음인지 헷갈린다.
3.
“네가 호텔 뷔페 이야기를 꺼내서 너무 과하다고 했을 뿐인데?”
뷔페는 웃자고 한 이야기고 핵심은 너의 생일 모임에 대한 제안이었다고 밝힌다. 상대방은 납득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예의상 한두 번 웃고 넘어갔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엇갈린 대화가 반복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분간을 못하겠다.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한다. 나를 갖고 노는가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때로는 내 기분이 상할 만한 말까지 농담투로 마구 던진다.
표정이 심상치 않으면 그제야 “우스개 소리에 뭘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래?” 오히려 나를 속 좁은 사람 취급한다. 매번 진지하게 대화 하자는 쪽은 아니지만 이런 식의 소통이 반복될수록 점점 지친다.
4.
“아니, 농담하고 진담하고 구분도 못해?”
그렇게 쉽지가 않다. 마을사람들이 양치기 소년 표정만 보고서 “음, 오늘 표정은 평소와 다르군. 이번에는 진짜 늑대인가 본데?” 누가 그렇게 반응하는가.
우스개 소리를 남발하면 진짜 중요한 이야기를 꺼낼 때도 다들 헛소리인 줄 안다. 평소 개그맨처럼 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랑 사귀어 줄래?” 하면 진지하게 답하겠는가?
“에이, 왜 이래. 또 무슨 반전 멘트를 날리려고 이렇게 무게 잡는 거야? 좋은 말할 때 그만해라.” 뿌린 대로 거둔 결과인데도 오히려 본인이 더 상처받는다. 순정을 몰라준다며 술잔만 기울인다.
5.
억지로 웃음을 유발하는 사람은 크게 2가지 유형이 있다. 상대의 방어를 무력화시켜 유리벽 속의 자신을 보호하려는 스타일이거나, 타인의 애정에 목마른 관종 스타일이다.
어느 쪽이라도 좋다. 대신 밸런스만은 잘 지키자. 재미있고 친절하다는 평을 들어도 어느 순간 균형을 잃으면 순식간에 실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농담이 어울리는 상황인지 분위기 파악부터 정확히 하자. 농담이 30%를 넘지 않도록 알맞게 조절하는 균형감도 중요하다.
*3줄 요약
◯항상 농담만 하는 사람은 진지한 말을 해도 사람들이 귀 기울이지 않는다.
◯웃음으로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도 좋지만 과하면 신뢰를 잃는다.
◯농담도 과하지 않게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