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2 <분명한 표현 없는 애매한 소통이 신뢰를~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392

<분명한 표현 없는 애매한 소통이 신뢰를 갉아먹는다>


1.

“김대리, 오늘 정말 수고 많았어요. 그럼 내일 회사에서 봐요.”

“아, 네.......”


거래처 PT를 마무리하고 서로 인사를 나눈 뒤 헤어졌다. 다음날 아침 미팅시간에 김대리를 발견한 팀장.

“김대리 오늘 월차 내지 않았어요?”

“아, 그, 저... 팀장님이 어제 헤어질 때 오늘 회사에서 보자고 하셔서요.”


“그랬나요? 어제는 여러 사람 인사하느라 김대리 월차를 깜박하고 그렇게 인사했나 보네요. 그렇다고 이렇게 출근하면 어떡해요?”

“안 그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는데요, 팀장님이 무슨 생각이 있으시겠지 싶었어요.”


2.

팀장은 억울하다. 누가 이 상황을 봤다면 ‘평소에 얼마나 강압적이었길래 김대리가 저런 식으로 행동할까.’ 생각하지 않을까.


김대리는 평소에도 남이 무슨 말을 하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만 한다. 조용한 성격의 다소곳한 선비 같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다. 그러다 가끔씩 이런 엉뚱한 행동을 하곤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손들고 질문하면 되는데 그 한마디를 못 한다. 아니, 안 한다. 싸우자는 분위기가 아니라도 그렇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넘어간다고 한다. 자기 권리를 알아서 챙기라는 거창한 멘트를 할 상황도 아니다. 사람끼리 나누는 기본 대화를 ‘언어로’ 정확히 하라고 조언해야 할 판이다.


3.

김대리처럼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이라고 부른다.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모호하게 전달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방식을 의미한다. 정치나 외교에서 일부러 딱 부러진 표현을 피하고 적당히 넘어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고의로 메시지를 불분명하게 전하여 갈등의 소지를 없애려는 의도가 있다. 분명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면 상대와 충돌하거나 책임추궁을 당할 소지가 있으니 도망칠 구멍을 미리 파놓는 마음이다.


“그런 것 같아요.”라는 문법에도 맞지 않는 말투가 대유행을 하게 된 배경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


4.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할 말이 있을 때 빙그레 미소 짓는 어색한 표정으로 뭉개면 그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가. 마음에도 없는 말로 적당히 동의하는 척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정말 아무 문제도 안 생기겠는가.


그 순간을 잘 모면할지 몰라도 나중에 더 큰 화로 뻥튀기되어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소통하는 사람은 점점 신뢰를 잃어간다.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해도 말없이 조용하게 수용하니 다들 좋게 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들 아리송하게 여긴다. 정말 괜찮아서 괜찮다고 했는지, 정말 내용을 이해하고서 안다고 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심지어 속으로 엄청난 불만을 숨기고 있지는 않을까 불안해지기까지 한다.


5.

“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정말 애 많이 쓰셨어요.”


고개를 7.5도 정도 어정쩡하게 숙이면서 알아듣지도 못할 불분명한 발음의 대사를 흘리고 미묘한 웃음을 섞으면 좋은 인사라고 할 수 없다.


인사든, 사과든, 의견제시든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을 갖자. 매 순간 자기 생각을 당당한 말로 드러내야 관계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3줄 요약

◯애매모호한 소통은 결국 더 큰 문제를 불러온다.

◯명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으면 점점 신뢰를 잃게 된다.

◯인사든 의견이든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을 가져야 관계의 주도권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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